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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파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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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찌개 국으로 힘나는 죽 한그릇 그래도 나가라고 등 떠밀어주네 그냥 이대로 사라지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흔적도 없이 증발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어제 또한 그제와 별로 다르지 않았고, 오늘 역시 어제와 별로 다르지 않을 텐데도 유난히 힘든 날이 있습니다. 이제 슬슬 출근 준비해야 하고, 출근해서 또 하루 분의 일당을 비축해야 합니다. 코로나19로 이렇게 어려울 때 그래도 따박박 월급 받으니 얼마나 다행이냐는 엄마 말이 귀에 계속 맴돕니다. 알고 있지만, 지금 너무 마음이 차가운 걸요. 이럴 때 굶으면 더욱 쳐집니다. 그렇다고 우걱우걱 무엇을 먹는 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부엌으로 갑니다. 먹고 남은 국이나 찌개가 있으면 무엇이든 괜찮아요. 얌전히 국물만 좀 따르고, 냉동실에 비축해둔 찬밥 한 덩이..
도톰하게 부치면 폭신폭신 부드러운 _맛살채소전 있는 채소 뭐든 다 넣어 봅시다이런저런 자투리 채소가 남을 때 어떻게 하세요? 양파나 당근, 감자 같은 비교적 단단한 채소가 남을 땐 잘게 썰어 볶음밥을 해먹거나 달걀물에 풀어서 달걀말이 혹은 오믈렛을 하면 좋습니다. 이 때다 하고 찌개 한 번 끓여 채소 투하해도 좋고요.대파나 실파, 깻잎처럼 잎채소가 애매하게 남을 땐 채소전, 혹은 채소부침을 해보세요. 채소만 넣어서 살짝 아쉽다 싶으면 맛살이나 참치 등 흔히 집에 있는 저장식품이랄까 통조림을 함께 넣어 맛을 더하면 됩니다. 저는 맛이 어떨까 싶어 호기심에 산 일명 ‘프리미엄게맛살’(어느 브랜드인지는 차마 말씀 못드리겠네요)이 김밥용 삼호게맛살보다 맛이 못해서 좌절하고 있던 터여서 이 맛살을 소비할 겸 맛살채소전을 하기로 했습니다. 채소칸에 있는 채소 ..
돼지고기 없이 맛있게_ 김치순두부짜글이 냉장고 정리 겸 있는 거 대충 다 넣어요가게에 갈 때마다 제가 유심히 보는 코너가 있는데요, 파격할인 상품입니다.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한바구니에 모아 싸게 파는데요, 어떤 날은 어묵이 어떤 날은 베이컨이 어떤 날은 김이 어떤 날은 젤리가 어떤 날은 쫄면이 있기도 합니다. 오늘은 뭐가 있으려나 지나는 길이면 슬쩍 살펴보고 제가 먹는 것이면 하나 집어옵니다. 그러면 어쩐지 돈을 썼는데도 돈을 번 느낌이거든요. 어제 세일코너에 있던 건 순두부였습니다. 요거 하나에 500원에 팔더라고요. 유통기한도 어제까지!순두부를 이용해 냉장고 정리 겸 자투리 채소와 썰어놓고 먹지 않은 김치를 처치하기로 했습니다.일명 순두부짜글이! 재료는 대충 이렇습니다. 만가닥버섯과 순두부는 산 것이고, 나머지는 냉장고에서 굴러다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