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드립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적당한 시간이 필요해 _ 커피의 말 무엇이든 방공호 하나는 갖고 있기를 별 이유 없이 나를 볶을 때가 있습니다. 내가 가진 것들이 비루하고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일단 그쪽으로 스위치가 켜지면 마음은 아래로 아래로 굴러가고, 발은 자꾸만 빨려 들어갑니다. 이대로 조금만 더 가면 나의 불안이, 나의 불만이 나의 초라함이 나를 잡아먹고야 말 겁니다. 그럴 때 나의 방공호는 커피입니다. 얼른 안전문을 열고 피신합니다.원두를 갑니다. 내 손을 써서 돌려야 합니다. 급하게 돌리면 원두가 밖으로 튀니까 조심조심 갈아야 합니다. 물을 끓입니다. 서버 위에 드리퍼를 얹고 뜨거운 물을 부어 서버와 드리퍼를 잠깐 데웁니다. 드리퍼에 여과지를 깔고 갈아놓은 원두를 조심스레 붓고 물을 조금 붓고 기다립니다. 그래요, 원두도 밥처럼 뜸들이는 시간이 필요..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