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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마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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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맛, 묵은지김치김밥 이렇게 깊고 복잡한 맛이라니 묵은지를 참 좋아합니다. 짧게는 일 년, 길게는 이 년된 김치는 김치 그 이상의 힘이 있습니다.묵은지로 해먹을 수 있는 요리가 참 많지만, 나는 그저 묵은지를 잘 씻어서 꼭 짜서 쌈으로 싸먹거나 김밥에 김치 대신 묵은지를 넣어 묵은지김치김밥으로 먹는 걸 최고로 칩니다. 나만의 묵은지 손질법이 있다면, 김치를 포기째 물로 여러 번 헹군 후 깨끗한 물에 30분쯤 담가 놓는다는 겁니다. 간혹 큼큼한 냄새가 나는 묵은지라면 담가 놓는 시간을 늘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큼큼한 군내가 한결 가십니다. 묵은지김치김밥을 말 때는 단무지를 넣지 않습니다. 묵은지만으로도 충분하니까 굳이 단무지가 필요 없어요. 대신 신선한 맛을 더하는 오이를 넣는 건 좋습니다. 김치가 아삭아삭하니까 부드러운..
시금치 듬뿍 옛날 김밥 겨울 시금치는 정말 맛있으니까 김밥을 쌀 때 시금치를 잘 넣지 않아요. 네 맞아요, 귀찮아서요. 다른 김밥 속재료는 굽거나 볶거나 절이는 과정만 거치면 되는데, 시금치튼 데쳐서 물기 꽉 짜서 다시 양념해서 무치는 나름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니까요. 김밥 속재료치곤 물기도 좀 많은 편이고 다른 재료에 비해 빨리 상해서 시금치 대신 주로 오이를 넣고 가끔 아스파라거스를 쓰기도 해요. 그렇지만, 지금은 시금치 듬뿍 넣어 김밥을 말아야 해요. 요즘 제철이 따로 없다지만, 그래도 겨울 시금치는 정말 맛있거든요. 큰 거 한 다발 사도 데치면 확 줄어드니 너무 양 걱정은 말고요, 많다 싶으면 시금치 넣고 된장국 끓여도 정말 맛있어요. 그래서 요즘 겨울 한정, 시금치 듬뿍 넣은 김밥 먹고 있어요. 참기름과 간장으로..
일본식 김밥 느낌 _달걀말이김밥 맛으로 먹고 멋으로 먹고달걀말이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요리입니다. 짜지 않게 부치면 한 그릇 요리로도 좋고 간간하게 부치면 밥과 찰떡궁합인 반찬이 되지요.달걀말이는 다른 요리의 재료로도 쓰임새가 좋습니다. 몽글몽글 부드럽게 만 달걀말이를 적당한 두께로 썰어 밥 위에 올리면 달걀초밥이 되잖아요. 초밥집에선 빠지지 않는 메뉴입니다. 초밥 세트에 달걀말이 초밥이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고요.달걀말이는 김밥 속재료로 활용해도 매우 훌륭하답니다. 달걀지단을 넣는 것과는 다른 촉촉하고도 도톰 톡톡한 식감으로 색다른 맛이거든요.달걀말이를 김밥 속으로 넣으면 살짝 일본식 김초밥 느낌도 나고 어쩐지 좀 더 고급스럽고요. 달걀말이 김밥은 힘주어야 할 일 있을 때 비장의 무기로 사용해보세요. 데이트 도시락, 아이들 소풍, 여..
묘하게 어울리는 새우장숙주나물김밥 다음엔 생숙주를 넣어볼까? 스프링롤에도 들어가니까김밥 싸는 것이 만만치 않을 정도로 요새 채소 비싸네요. 시장 나가보고 깜짝 놀랐어요. 장마 여파인가 봅니다. 채소가 저렴할 땐 채소 생각 안 나더니 채소가 비싸다는 거 딱 알자마자 왜 이렇게 신선한 채소, 운운하게 되는 건가요. 김밥에 오이도 넣고 싶고 부추도 넣고 싶고 시금치도 넣고 싶고 괜히 심퉁이 납니다. 이럴 때 에라 모르겠다 비쌀 때 먹어야 맛있어, 하면서 채소 다 사자 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저렇게 있는 것을 활용해서 잘 넘길 수도 있습니다. 저에게는 아직 맛있는 양념새우장이 남아있으니 오늘은 이걸로 김밥을 만들어볼까요. 양념새우장만 넣어도 충분하지만, 그래도 김밥이니까 채소가 좀 들어가면 좋겠다 싶어 궁리하다가 숙주나물을 넣기로 했습니다.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