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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시금치는 정말 맛있으니까
김밥을 쌀 때 시금치를 잘 넣지 않아요. 네 맞아요, 귀찮아서요. 다른 김밥 속재료는 굽거나 볶거나 절이는 과정만 거치면 되는데, 시금치튼 데쳐서 물기 꽉 짜서 다시 양념해서 무치는 나름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니까요. 김밥 속재료치곤 물기도 좀 많은 편이고 다른 재료에 비해 빨리 상해서 시금치 대신 주로 오이를 넣고 가끔 아스파라거스를 쓰기도 해요.
그렇지만, 지금은 시금치 듬뿍 넣어 김밥을 말아야 해요. 요즘 제철이 따로 없다지만, 그래도 겨울 시금치는 정말 맛있거든요. 큰 거 한 다발 사도 데치면 확 줄어드니 너무 양 걱정은 말고요, 많다 싶으면 시금치 넣고 된장국 끓여도 정말 맛있어요.
그래서 요즘 겨울 한정, 시금치 듬뿍 넣은 김밥 먹고 있어요. 참기름과 간장으로 조물조물 무친 시금치나물은 달큰하면서도 짭잘하니 입맛을 돋우죠.
김밥 눅눅해지는 게 싫어서 밑장에 깻잎을 깔았어요. 금방 드실거면 깻잎 깔지 마세요. 안 까는 게 시금치 맛을 더 느낄 수 있거든요.
자 이렇게 시금치, 당근, 달걀까지 다 들어가 색 고운 옛날식 김밥 완성입니다. 어쩐지 그리운 맛인 것도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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