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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게 먹으면 더 별미 _ 냉잔치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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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잔치국수는 차게 안 먹어요?

엄마는 가끔 냉국수를 해주셨어요. 주로 여름이었죠. 엄마한테 냉국수 해먹자고 조른 적도 여러 번이에요.

냉국수는 뜨거운 국수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해요. 우선 육수를 미리 끓여 충분히 식힌 후 냉장고에 넣어 차게 해야 하고, 얼음까지 띄우려면 얼음트레이에 육수를 따로 부어 얼리기까지 해야죠. 먹고 싶다고 금방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니죠. 그래서 엄마가 냉국수 해먹을까 하시며 육수를 끓이면 그 때부터 괜히 더 기대가 되는 거예요.

전 따뜻한 잔치국수보다 냉국수가 훨씬 더 좋았는데요, 어린 입맛에는 찬 국물이 멸치 육수 비린내도 오히려 덜 나고, 면발도 쫄깃쫄깃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국수가게에선 잔치국수는 차게 잘 안 팔아요. 냉콩국수도 있고 냉면도 있고 메밀막국수도 있고 메밀소바도 찬 게 있는데 잔치국수는 항상 따뜻한 것만 팔아요. 그게 되게 아쉬웠어요. 잔치국수도 냉국수로 해먹으면 정말 맛있는데 말이죠. 매끈하고 차가운 면발이 목을 타고 넘어갈 때, 면과 찬 국물을 함께 넘길 때 정말 좋은데!

 

그래서 저는 가끔 집에서 냉국수를 해먹습니다. 평소 멸치다시마육수를 큰 냄비에 끓여 필요한 만큼 쓰고 남은 것은 식혀서 1인분(약 300cc, 큰 컵으로 한 컵 정도)씩 소분해 얼려두거든요. 그러면 찌개를 끓일 때, 떡국을 끓일 때, 국을 끓일 때도 유용하고, 이렇게 가끔은 냉국수 육수용으로도 쓰죠.

냉국수를 먹겠다면 미리 육수 한 봉지 꺼내 그릇에 둡니다. 육수가 적당히 녹으면 비닐을 벗긴 후 칼등으로 툭툭 쳐서 얼음 덩어리 적당히 만들면 돼요.

 

국수 삶는 건 너무 간단하잖아요.

냄비에 물 붓고 소금 적당히 넣고 물 끓으면 국수 펴서 넣고 부르르 끓어오르면 물 한 국자, 다시 끓어오르면 불 끄고 찬물에 헹구면 됩니다.

 

 

양념장은 있는 걸로만 대충 만들어요. 냉동실에 매운고추 종종 썰어둔 거 있어서 그거 조금 부셔넣고, 참기름과 간장, 통깨, 그거면 돼요.

 

 

 

그릇에 국수 담고, 얼음 육수 붓고 양념장 얹어 드셔보세요.

와 왜 이렇게 맛있는 국수를 여태까지 뜨겁게만 먹었지? 생각하실지도 몰라요.
고명이 너무 없네, 하면서 전 급하게 양배추 썰어 올렸어요.

 

 

더 맛있게 먹는 팁

잔치국수 고명으로 올리는 거 무엇이든 올리면 더 맛있습니다.

국물이 있는 국수를 만들 땐 국수 삶을 때 소금간을 좀 더 넉넉하게 하세요. 면발에 살짝 간이 배면 더 맛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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