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지고 섞고 비비면 끝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선 회사 근처 네다섯군데 식당에 장부를 맡겨두고 직원들 식사를 해결하게 했어요. 야근하는 직원의 저녁식사는 너무나 당연하고 점심도 그곳에선 공짜로 먹을 수 있었죠.
그 땐 맨날 가는 곳이라 질린다고 장부 없는 곳에 가서 돈 내고 밥 사먹곤 했죠. 그게 얼마나 쏠쏠한 직원복지, 혹은 월급상승 효과인지는 나중에 알았어요.
한 달에 한 번쯤 한 군데 식당 사장님이 샌드위치 박스를 들고 사무실로 오셨어요. 아마 한 달에 한 번 식대 결제할 즈음의 인사였던 것같아요. 그 집 밥보다 그 집 간식 샌드위치가 더 맛있고 반가웠던 기억이 있어요.
냉장고에 오래 있었네, 싶은 달걀을 보니 그 샌드위치 생각이 나서 만들기로 했어요.
달걀 4알 삶아 살짝 식혀 까서 흰자만 종종 썰고 노른자는 으깨 섞습니다.
노른자 색깔 참 좋죠? 정말 딱 맞게 달걀을 익혀서 기분이 좋아요.
에그샌드위치 속을 만들 때의 핵심은 재료를 종종 잘게 잘 썰고 잘 섞는 거예요. 이게 은근 힘들어요. 여러 재료들이 뭉치지 않게 잘 섞는 요령은 의외로 간단해요. 재료를 추가할 때마다 새로 섞는 거죠.
맛살 적당히 찢어 종종 썬 후, 달걀 흰자+노른자 조합에 넣고 또 섞었어요.
여기에다 오이피클 3개 종종 썰어 키친타월로 물기 제거한 후 부어 또 잘 섞어줍니다.
여기에 캔옥수수 있기에 조금 넣어 섞고, 소금 찹찹찹 뿌린 후 맨 마지막에 마요네즈 넣고 버무립니다. 처음부터 마요네즈 많이 짜지 말고 넣어서 비벼가며 농도를 조절하세요.
이렇게 에그샌드위치 속을 만들어두면 이삼일 냉장고에 두어도 좋아요.
금방 먹을 거면 샌드위치용 식빵에 듬뿍 올려 먹으면 되고, 도시락으로 싸는 등 좀 두었다 먹어야 하면 식빵 양쪽에 치즈나 양상추 등을 올려 눅눅해지지 않도록 하면 좋아요. (식빵에 버터를 바르는 방법도 있는데 버터 실온에 두어 바르기 좋게 녹이는 게 귀찮기도 하고.)
자, 이렇게 에그샌드위치 완성입니다.
솜씨 필요없어요. 그냥 다지고 섞고 비비면 저절로 맛있어져요.
더 맛있게 먹는 팁
달걀+마요네즈 조합에 감자나 고구마, 단호박 삶아 섞으면 감자샐러드, 고구마샐러드, 단호박샐러드가 됩니다. 감자를 섞을 땐 햄이나 베이컨을 추가하면 맛있고, 고구마나 단호박 등 단맛 작물 섞을 땐 사과를 추가하면 좋아요. 일명 구황작물 샐러드를 만들 땐 우유나 생크림 조금 넣으면 더 고소하고 부드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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