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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개는 잘 먹는 댕댕이 주식과 간식

닭한마리 당근토마토스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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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간과 끈기만 있으면 됩니다


함께 사는 개 친구는 위가 살짝 예민한 편인지 가끔 배 아파합니다. 깜짝 놀라 병원에 데려가면 이미 증상이 없어진데다 대변 상태도 좋아서 약도 없이 돌아오곤 하죠. 수의사 샘은 사람도 위가 좀 약하고, 장이 좀 약한 사람이 있지 않느냐며 화식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하더군요. 화식은 사료가 아닌 여러 재료를 익혀서 주는 거죠.
상당히 번거롭긴 하지만, 건강에 좋다면 해줄 용의가 있는데 문제는 이 녀석이 끼니가 될 정도로 화식을 먹지 않는다는 겁니다. 워낙 먹는데 애먹이는 친구기도 하고요.
그래도 간식처럼, 별식처럼 조금씩 먹긴 하니까 이 녀석을 위한 화식을 만들어주기로 했어요.
본격적으로 화식을 하려면 영양균형에 대해서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데, 별식 간식 보조식 개념이라서 그 부분은 좀 덜 부담스럽네요.
 
오늘은 당근토마토닭스튜입니다.
특히 이런 무른 음식을 우리 개는 좋아하지 않아서 만들 때부터 걱정이었어요.
원래도 당근은 안 먹거든요.
뱉어내지 않고 먹을 수밖에 없게 하려면 무조건 오래오래 끓여서 형체도 없이 스며들게 하는 수밖에 없달까요. 채소 속엔 고깃국물이 흠뻑 스며들고 고기 속엔 채소가 흠뻑 스며들어 뭐가 뭔지 잘 모르게, 골라낼 수 없을 정도로 뭉근하게.
 


사진을 미처 찍지 못했는데요,
닭은 토막친 것으로 사서 잘 씻은 후 먼저 가볍게 삶아줍니다. 완전히 속까지 익히는 용도는 아니고요, 닭의 겉껍질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에요. 닭을 삶아 겉껍질을 익히면 벗기기가 쉽거든요. 닭껍질은 사람에게는 좋은 식재료이지만, 아무래도 4.7킬로그램 개에게는 지방이 좀 부담스러우니까요.
이렇게 기름기를 완전히 제거한 후 다시 물을 붓고 닭과 방웉토마토와 당근을 넣고 계속 끓여줍니다. 방울토마토도 반으로 잘라 넣고 당근도 작은 크기로 써는 게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입니다.
 


꽤 오랜 시간을 끓여 닭도 당근도 흐물흐물해지면 닭만 따로 꺼내 뼈를 발라내고 살만 다시 넣습니다. 그리고 또 저어가며 끓입니다. 그저 시간이 해결해줍니다.
토마토는 형체도 보이지 않고 당근을 숟가락으로 누르면 으스러질 정도가 되면 끝입니다.
 


닭한마리에 당근 큰 거 하나, 방울토마토도 열 알 정도 넣었으니 양이 많지요. 밥 얼리는 용기에 하루 먹을 분량으로 소분해서 담고 완전히 식힌 후 냉동실에 넣어 얼리면 한 달 정도는 무난하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잘 먹었을까?

국물 있는 습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한 번에 50그램 정도 먹더라고요. 저렇게 한 통이 200그램 정도인데 한 번 녹이면 두 끼에 걸쳐 반 먹고, 반은 버렸어요. 반려견마다 먹는 양이 다르니 잘 가늠해서 소분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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