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힘준 재료로 특별하게
덥다 덥다 했는데, 어느새 가을입니다. 열어둔 창에서 들어오는 바람이 선선해요. 창을 열고 자면 이불을 덮고 싶어집니다. 이런 날씨 너무 좋잖아요. 얇은 이불이 몸에 감기는 게 반가운 날씨, 아주 짧은 가을.
오랜만에 된장찌개를 끓였습니다.
어제 엄마랑 통화하면서 엄마 뭐 드셨는지 물었더니 된장 지져서 감자랑 호박이랑 건져서 먹었지, 하시더라고요. 순간 그래, 내일 아침엔 된장찌개다 했습니다. 더군다나 느긋한 주말이잖아요.
저는 된장찌개에 멸치다시마육수를 씁니다. 10분이면 되니까 그리 어렵지도 않습니다.
오늘 된장찌개는 건더기 푸짐이 핵심입니다.
감자 주먹만한 거 3개와 양파 큰 거 1개를 썰어놓습니다. 나머지 채소 다 갖추기 어려우니까 찌개용 손질채소 한 봉 추가했습니다.
자, 오늘은 중요한 게 한 가지 더 있어요. 새로 산 냄비 가장 큰 사이즈를 써보는 겁니다.
과연 이 많은 것들이 다 들어갈 것인가. 두둥.
냄비에 육수를 붓고 된장 듬뿍 한 숟가락, 고추장 살짝 반에 반 숟가락 넣고 풉니다. 된장을 체에 거르고 그럴 필요 없습니다. 육수에 빠진 된장 잘 못 찾겠다 하시는 분은 된장 고추장에 육수 조금 붓고 잘 섞은 후 나머지 육수를 부으시면 됩니다.
된장이 끓죠?
그럼 준비한 채소를 넣습니다. 빨리 익는 채소를 늦게 넣고 그러면 좋지만 다 넣어도 괜찮아요.
그리고 고춧가룩 찹찹찹.
오오 이 냄비 꽤 합니다.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네요.
(사진 없음 주의. 찍었는데 다 흔들렸습니다 하하)
감자가 반쯤 익었을 때 짜잔. 냉동 딱새우 네 마리 넣고 조금 더 끓였어요.
냉동 딱새우는 저도 처음 먹어보는 것이라 엄청 기대가 됩니다.
이렇게 된장찌개에 새우나 전복, 오징어를 아주 조금이라도 넣으면 훨씬 맛도 좋고 으쓱한 기분이 듭니다.
맛있습니다.
찌개가 반가운 계절이 왔어요.
더 맛있게 먹는 팁
- 사람들이 왜 딱새우 딱새우 하는지 알게 됐어요. 이토록 탱글탱글 고소한 살이라니. 까먹기 힘들다는 치명적 단점 외에 완벽합니다.
- 간을 심심하게 하고 감자와 양파 및 각종 채소를 푹 끓이면 감자가 풀어지면서 되직하게 돼요. 그렇게 감자와 국물을 함께 먹으면 감자된장스프처럼 따뜻하고 깊은 맛이 나요. 어제 된장찌개를 오늘 뭉근하게 데워 꼭 한 번 이렇게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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