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초와 어묵만 있으면 돼요
진주 어딘가에 땡초김밥이 유명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뭔가 하고 봤더니 매운고추와 어묵 당근을 잘게 다져 볶아 양념한 후 밥에 섞어서 김밥으로 말아 먹는 것이더군요.
매운 걸 좋아하는 제가 이 땡초김밥을 안 해먹어볼 수 없죠. 원조 맛을 모르니 제 식대로 해보기로 합니다.
청양고추는 반으로 갈라 씨를 털어내고 종종 다졌습니다. 청양고추라고 샀는데 생각보다 맵지 않았어요.
어묵은 동네 마트에서 유통기한 임박상품으로 내놓았기에 럭키! 하며 업어왔는데 더 좋은 건, 이 어묵 안에 당근이 충분히 들어있다는 거예요.
아, 어묵에 당근 있으니 당근은 사지 않아도 되겠다며 패쓰.
물론 보기에 더 예쁘려면 당근을 넣으면 좋지만, 전 당근을 썩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고고.
다른 사람들은 더 잘게 다졌던데, 전 대충 다졌습니다. 씹히는 맛 있는 게 더 좋거든요.
(라는 것도 사실이고, 더 잘게 다지기 좀 귀찮았던 것도 사실)
사진이 좀 흐리게 나왔는데요, 이해해주세요.
냄비에 기름 살짝 두르고 다진 고추와 어묵 살짝 볶은 후 진간장을 넣어 간을 합니다.
땡초김밥 레시피에는 단맛도 첨가하던데 전 단맛은 싫어해서 넣지 않았어요.
정통 땡초김밥처럼 김밥 속을 추가하지 않으신다면 이것만으로 간이 되어야 하니까 간장을 2스푼 정도 넣으셔야 할 겁니다.
밥에 볶은 땡초+어묵을 듬뿍 넣고 잘 비벼줍니다. 밥 사이사이에 땡초와 어묵이 잘 섞이고 간도 배도록 슥슥삭삭.
(밥은 햇반흑미밥이에요. 김밥 쌀 땐 130그램 작은 햇반이 사이즈로 딱 좋습니다)
이렇게 우루루 밥만 싸도 정말 맛있지만, 저는 그래도 뭐가 좀 더 씹히는 게 좋아서 단무지와 우엉, 크랩맛살을 추가했습니다.
짜잔. 이렇게 완성입니다.
어묵도 청양고추도 김밥속으로 흔히 쓰는 재료이지만 이렇게 다져서 먹으니 더 조화롭달까. 구석구석 어묵 쫄깃함과 청양고추의 매운 맛이 전달되어 처음부터 끝까지 칼칼하게 즐길 수 있어요.
더 맛있게 먹는 팁
다음엔 원조 레시피로 진주 땡초김밥 만들어볼까봐요.
어묵과 당근 땡초 양은 1대1대1로 하세요. 기름 살짝 두르고 한 번에 볶다가 양념장 부어 살짝 졸이면 되는데 양념장은 진간장 3 : 올리고당이나 설탕 1.5 : 참기름 0.5 정도의 비율이면 될 것 같아요. 제 입엔 어묵에도 단맛이 충분히 있으니 굳이 올리고당이나 설탕은 넣지 않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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