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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도 든든하게

군대리아 버거 이런 맛일까 _ 군대리아식 모닝롤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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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베리 잼의 나비효과

잼 종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레몬청, 매실청 등 청 종류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일단 먹으면 맛있게 먹는데 일부러 찾아먹진 않지요. 그나마 이런 단 종류라도 덜 먹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또 음식이나 소스류를 남겨 버리는 것도 싫어해요. 아주 가끔 피자 등에 딸려오는 핫소스나 샌드위치에 딸려오는 작은 소스도 알뜰하게 다 먹으려고 합니다. 비결이 있다면 그거 먼저 먹는 거예요. 화장품도 샘플 먼저 쓰고, 소스 류도 소포장부터 뜯어먹으면 계속 모였다가 유통기한이 한참 지나서 버리게 되는 일은 없죠. 생활의 잔재주랄까요.

며칠 전 4월의 물고기에서 이런 저런 스콘을 사서 먹어본 이야기를 들려드렸는데, 그 때 받은 라즈베리 잼이 남았거든요. 충분히 뿌리고 또 뿌렸는데도 남았어요. 이걸 먹긴 해야 하잖아요.

 

 

 

제일 쉬운 건 빵에 발라먹는 건데, 잼은 빵 한두 쪽 발라먹을 양밖에 없어서 식빵 대신 모닝롤을 사는 게 좋겠다 싶었죠.

모닝롤에 잼만 발라 먹어도 충분히 맛있지만, 어쩐지 군대리아 버거 맛을 얼추 비슷하게 경험해보고 싶은 거예요. 언젠가 TV에서 햄버거에 딸기잼을 더해서 군인들이 조제해서 먹는 군대리아 버거를 소개해주었는데, 과연 잼이 어울릴까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양배추도 샀어요. 버거용 고기는 달걀로 대체하고요.

 

일단 달걀프라이는 최대한 모닝롤 모양으로 동그랗게 부쳤습니다. 퍼지는 달걀물을 잡아가며 요리조리.

양배추 잘게 썰어 맛살 조금 찢어넣은 후 하인즈 버거 소스 뿌려 섞어두고요. 하인즈 버거 소스 없으면 케첩+마요네즈로도 좋습니다. 오이 피클 하나도 저미듯 썰어줍니다.

 

 

모닝롤 반 갈라 라즈베리 잼 샤샤삭 바르고 빵 한 쪽에 양배추샐러드 듬뿍 올리고 달걀프라이 올리고 오이피클 올리고 덮으려다가 아참, 치즈도 있었네! 치즈 한 장도 얹은 후 빵으로 덮어줍니다.

 

 

 

먹어봅니다.

으음, 잼 바른 빵에 샐러드와 (고기는 아니지만) 달걀 올리면 이런 맛이로군요. 첫맛은 달큰한데 끝맛은 고소하면서도 산뜻해요. 주먹보다 작은 모닝롤 하나를 순삭했습니다. 뭐랄까 단짠의 변주같은데 매력있네요.

마음이 급해져서 남은 라즈베리 잼 삭삭 긁어서 하나 더 만들어 먹었습니다.

두번째 모닝롤 샌드엔 치즈를 넣지 않았어요. 치즈 없는 게 더 산뜻한 것 같아요, 제 입에는.

 

 

 

TV에 나온 것처럼 군대리아 버거를 우유에 적셔 먹는 건 차마 못하고, 배 든든 기분 좋은 채 커피 한 잔 진하게 내렸습니다. 군대리아 버거만큼은 커피랑 같이 먹을 건 아닌 듯해요. 따로 먹고 마시는 게 훨씬 좋네요.

일찍 든든하게 먹었으니 출근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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