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노동을 털어내는 맛
요즘 일주일에 한 번 친구가 집에 옵니다. 밤 10시 30분쯤 집에 도착합니다.
집은 이사했지만 하던 일은 아직 하고 있거든요.
밤 10시 30분에 도착해 다음날 아침 6시 30분에 나갑니다. 그야말로 씻고 잠만 자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죠.
더 놀라운 건 밤 10시 30분까지 저녁도 못 먹는다는 겁니다. 일하는 곳에서 이곳까지는 버스와 지하철로 두 시간 정도 걸린대요.
친구는 먹을 것에는 별 관심이 없어요. 특별히 먹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는 먹을 것에는 초연한 사람입니다.
친구야 아무거나 괜찮다지만, 저녁도 안 먹고 기진맥진해서 집에 오는데 그야말로 아무거나 먹일 순 없잖아요. 그래서 메뉴고민이 많아요.
고민 끝에 결정.
너무 무거운 스테이크 말고 달큰한 양념으로 입맛을 돋구는 돼지갈비식 고기.
돼지갈비집의 돼지갈비가 모두 갈빗살이 아니라는 건 이미 아실 테지만, 결국 돼지갈비든 뭐든 기본적인 고기의 질에 양념만 맛있으면 기본 이상은 하잖아요.
달큰한 양념에는 설탕도 들어 있을 테니 지친 몸을 빨리 회복하는데도 좋을 것 같고요.
후기 유심히 보고 고른 체어맨스리저브 돈육 양념 칼집구이입니다.
양념육 덩어리가 꽤 큽니다.
먼저 한 덩어리 프라이팬에 척 걸쳐놓고 굽습니다.
와아, 돼지갈비 구울 때 그 냄새 나는군요. 캬.
적당히 익었을 때 가위로 샤샤삭 잘라줍니다.
친구는 고기 먼저 먹고 밥 먹는 스타일 아니고, 꼭 밥과 함께 밥 위에 고기를 올려 먹는 스타일이므로 고기가 너무 크면 안 돼요. 밥까지 넣으면 쌈이 터지거든요.
양념이 타면서 카라멜라이징이라고 해야 할까요, 지글지글 하는 게 너무 좋습니다.
충분히 불맛나게 구웠습니다.
한 번에 많이 주면 그 양에 먼저 질려하는 타입이라 신중하게 갯수를 세서 세팅합니다.
밥에 싸먹어야 하니까 잘 씻은 깻잎도 세팅했습니다.
이제 밥과 갈치속젓쌈장만 추가 세팅해서 찍으면 되는데, 그 사진은 없습니다.
배고픈 친구가 "대충해라. 배고파 죽을 것 같아." 하며 밥과 갈치속젓쌈장을 빼앗듯 가져가 식사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맞아요, 목적인 친구를 먹이는 것. 사진 그게 뭐가 중요해요.
맛이 어떠냐고 물어봤습니다.
"부드럽다야. 고기 냄새도 안 나고. 어디 거냐?" 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합격인가 봅니다.
휴 다행. 후기는 배신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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