듬뿍 넣기만 하면 무조건 맛있어져요
국을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아욱이 들어가면 얘기가 또 다릅니다. 아욱은 국 건더기 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채소인데요, 아욱만 들어가면 국물이 거짓말처럼 시원해진달까요. 술도 먹지 않았는데 국물을 넘길 때마다 '아욱 좋아' 소리가 절로 나요. 그래서 아욱인 건 아닐 테지만요.
오늘은 마음 먹고 된장찌개를 끓이기로 하고, 애호박과 두부도 샀는데요. 제 된장찌개의 핵심은 무조건 건더기를 많이, 듬뿍 듬뿍입니다. 더군다나 아욱까지 있으니 말해 뭐해요.
어떤 것을 먼저 넣고 어떤 것을 뒤에 넣고 그런 순서를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대충 같이 넣고 끓여도 맛이 나요.
멸치다시마육수에 엄마 된장 크게 두 숟가락 정도 퍼서 살살 풀어준 후 끓입니다. 전 매콤한 것을 좋아해서 된장찌개 끓일 땐 꼭 고춧가루를 넣습니다. 적당히 넣고 싶은 만큼 넣고 함께 끓여주세요.
물이 끓으면서 거품이 나면 거품은 걷어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귀찮아도 거품을 걷어내면 더 깔끔한 맛의 된장찌개를 먹을 수 있어요.
된장 푼 국물이 끓으면 그래도 좀 딱딱한 청양고추와 국물에 맛을 더해줄 양파와 함께 아욱을 넣습니다. 마트에서 포장해서 파는 아욱 200그램 한 봉지, 아주 두꺼운 줄기만 떼고 반 뚝 잘라 씻은 후 다 넣었습니다. 아욱 많이 넣을수록 맛있어요. 듬뿍 듬뿍 넣어주세요.
계산 착오.
예쁜 냄비에 된장찌개 한 번 끓여보려고 했더니 아욱까지 넣었는데 꽉 차네요. 아직 넣을 게 많은데. 아욱이 익으면서 또 물이 나오니까 어쩔 수 없다. 중간에 냄비를 바꿉니다.
여러분, 다 넣을 수 있겠지? 살짝 의심스러울 땐 무조건 큰 냄비가 좋습니다. 된장찌개 끓다보면 살짝 넘치려고 할 때도 있는데, 너무 냄비에 꽉 채우면 가스렌지 국물받이가 더러워집니다.
어쨌거나 냄비를 바꿔서, 애호박과 두부까지 넣고 계속 끓여줍니다.
애호박이 충분히 익었으면 불을 끄고 드시면 됩니다.
아욱을 넣으면 아욱에서 맛있는 채수가 빠져나와 된장국과 된장찌개의 중간이 됩니다. 좀 더 뻑뻑한 된장찌개를 원하신다면 된장량을 늘리셔도 좋습니다.
저는 이 국물이 좋아서,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먹으니까, 된장은 적당히 심심하게 넣어요.
더 맛있게 먹는 팁
먹을 땐 작은 냄비에 따로 덜어 바닥까지 삭삭 긁어먹으면 기분이 좋아요. 아욱된장찌개는 어쩐지 1인용 냄비에 먹고 싶어져요. 도자기 국그릇보다는.
'출근길도 든든하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끔 기분내고 시작해요_연어퀴노아샐러드 (3) | 2020.11.06 |
---|---|
조미료가 필요없어요_명란버섯만둣국 (20) | 2020.11.05 |
갓 지은 솥밥 한 그릇_맛있는 밥 짓는 법 (8) | 2020.10.31 |
도톰하게 부치면 폭신폭신 부드러운 _맛살채소전 (10) | 2020.10.31 |
한국식 스프 조식 : 어묵국과 오이무침 (6) | 2020.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