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채소 뭐든 다 넣어 봅시다
이런저런 자투리 채소가 남을 때 어떻게 하세요? 양파나 당근, 감자 같은 비교적 단단한 채소가 남을 땐 잘게 썰어 볶음밥을 해먹거나 달걀물에 풀어서 달걀말이 혹은 오믈렛을 하면 좋습니다. 이 때다 하고 찌개 한 번 끓여 채소 투하해도 좋고요.
대파나 실파, 깻잎처럼 잎채소가 애매하게 남을 땐 채소전, 혹은 채소부침을 해보세요. 채소만 넣어서 살짝 아쉽다 싶으면 맛살이나 참치 등 흔히 집에 있는 저장식품이랄까 통조림을 함께 넣어 맛을 더하면 됩니다.
저는 맛이 어떨까 싶어 호기심에 산 일명 ‘프리미엄게맛살’(어느 브랜드인지는 차마 말씀 못드리겠네요)이 김밥용 삼호게맛살보다 맛이 못해서 좌절하고 있던 터여서 이 맛살을 소비할 겸 맛살채소전을 하기로 했습니다.
채소칸에 있는 채소 다 썰어주세요. 실파, 깻잎, 청양고추까지 종종 썰었습니다.
맛살은 손으로 찢어주세요. 그래도 프리미엄이라 찢어지는 건 잘 되어서 다행입니다.
여러 종류의 채소와 맛살이 잘 섞일수록 전이 맛있어지거든요. 손으로 들어가며 잘 섞어주세요.
자 지금부터 조금만 집중하시면 됩니다.
밀가루나 부침가루를 채소가 서로 붙을 정도로만 사르륵 붓고 물을 약간 넣고 비비듯 섞어주세요.
부침가루가 엉킨 데 없이 잘 풀어졌다 싶으면 달걀 한두 개 톡 깨어 넣은 후 소금을 달걀 위에 적당히 뿌려줍니다. 그리고 잘 섞어주세요.
아래 사진이 달걀 두 개 푼 상태예요. 부침가루와 달걀을 미리 섞어 푼 후에 채소+맛살에 더해도 물론 되지만, 그러면 괜히 그릇만 하나 더 쓰잖아요. 어쨌거나 대충 그릇 하나로 하면 됩니다. 물 먼저 넣지 않고 가루를 넣은 후 물을 넣으면 물 많아서 가루 더 넣을 일 없고요.
자 이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군 후 숟가락을 적당히 떠서 부쳐내면 되는데요, 익히는 데 시간이 좀 걸리고 반죽도 묽은 편이라 뒤집는데 신경을 좀 써야 하긴 하지만 도톰하게 부치는 게 더 좋습니다. 반죽을 익히느라 누르지 마시고요. (필요하면 불을 좀 줄이고 프라이팬 뚜껑을 덮으셔도 됩니다)
밀가루와 계란물이 만나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워요. 오믈렛과 부침개의 중간 맛이랄까요.
시들어가는 채소를 처치하기 위한 냉털 요리지만, 맛을 보면 일부러라도 해 먹고 싶은 맛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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