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슬고슬 꼬들꼬들 유부듬뿍김밥

유부 듬뿍 넣으면 언제나 맛있지

유부를 참 좋아합니다. 분식집 우동에 유부 한두 가닥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았어요. 스시집 유부초밥의 달큼짭잘하면서도 고소한 맛도 좋고, 겨울이면 생각나는 뜨끈한 유부주머니! 유부주머니에 당면 좀 넉넉히 들어 있으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죠.

유부는 특별한 맛이 없는 재료이지만, 함께 있는 재료의 맛을 잘 흡수해요. 그래서 국물요리에 넣으면 국물을 듬뿍 머금는 게 매력이고, 초밥용 유부 또한 맛있는 양념을 한껏 갖고 있잖아요.

유부의 또다른 매력은 식감입니다. 부드러운 두부를 튀기면 이렇게 쫄깃쫄깃한 유부가 된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김밥에 유부를 넣을 땐 유부를 통으로 넣어도 나름의 맛이 있고, 유부를 종종 썰어 덖어 양념을 해도 맛있습니다. 아무래도 식감을 위해 유부를 잘게 썰어 양념해서 볶지요. 저는 유부의 기름을 덜어내기 위해 뜨거운 물에 우리듯 튀겨내는 방법을 씁니다.

 

유부를 넣어주는 김밥전문점이 요즘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확실히 유부 조금 들어가는 것만으로 씹는 맛이 확 좋아진달까요.

김밥 속으로 별 게 없어도 유부만 있으면 꽤 괜찮은 김밥을 말 수 있습니다. 유부는 동서양 재료 무엇과도 잘 어울려서 어떤 재료가 와도 문제없습니다.

그래도 꼭 최상의 조합을 찾는다면 우엉입니다. 유부를 넣을 땐 우엉을 아주 조금이라도 넣는 게 좋습니다. 보물섬김밥이라는 김밥전문점에서는 유부를 준비할 때 우엉 잘게 썬 걸 섞기도 하더군요.

 

 

 

 

 

우엉을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도, 유부김밥을 할 땐 우엉을 한 번 넣어보세요. 서로가 서로의 맛과 식감을 올려준답니다.

 

누구나 반찬 없을 때 이거 하나면 돼, 하는 게 있잖아요. 명란젓이라거나 김치라거나 김이라거나.

유부는 김밥속재료의 필살기 같은 거예요.

유부를 듬뿍 넣은 유부중심 김밥, 언제 먹어도 고소합니다.

 

 

 

더 맛있게 먹는 팁

유부를 김밥에 넣을 땐 맛살이나 어묵같은 동물성 재료를 넣지 않고 말아보세요. 유부와 각종 채소류로 말면 비건 요리가 됩니다. 동물성 재료가 없을 때 좀 더 개운하면서도 유부의 맛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