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지 말고 볶으면 간편하고 맛있어요
콩나물은 언제나 좋았습니다. 매콤한 콩나물무침이 상에 오르는 날은 말간 콩나물국도 있었으니까 두 배로 좋았던 셈입니다. 생선도 고기도 먹지 않는 어린 시절의 내게 콩나물은 국과 반찬을 동시에 제공하는 고마운 채소였어요.
그런 콩나물인데, 어른이 된 후에 집에선 잘 안 해먹게 됐어요. 콩나물을 좋아하는 건 여전해서 식당에서 콩나물무침이 반찬으로 나오면 반가워하면서도 말이죠. 엄마가 만드시는 것처럼 콩나물무침을 하려면 콩나물을 삶아야 하는데 그게 은근 귀찮았거든요. 콩나물을 삶아 식혀 다시 양념장에 무치는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졌어요. 콩나물 삶으면서 나는 묘한 비린내도 좀 싫고요. 국을 잘 안 먹게 되면서 콩나물 삶은 물도 버리긴 아깝고, 먹자니 그렇고.
그래서 콩나물 대신 숙주나물을 사서 볶아 먹곤 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콩나물도 볶아 먹으면 되잖아! 콩나물이라고 꼭 데쳐서 무치라는 법은 없잖아. 제사상에 오르는 콩나물은 고춧가루 양념에 무치지 않고 참기름 넉넉하게 두르고 볶아내잖아요. 그렇게 무거울 필요는 없고 가볍게 볶아도 되겠구나.
그래서 해보았습니다.
프라이팬에 들기름 살짝 두르고 달군 후 잘 씻은 콩나물을 화르륵 붓고 볶습니다.
콩나물은 익히는 시간이 숙주나물보다 훨씬 더 길어요. 콩까지 익어야 하니까요. 콩이 설익으면 배가 아플 수도 있고, 풋내도 나니까 이러저리 뒤적거려가며 잘 볶아줍니다.
간은 소금간을 해도 되고, 간장으로 간해도 되는데 저는 물기도 더할 겸 간장으로 간했어요. 쪽파 잘게 썰어 후두둑 뿌려주면 더욱 맛있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콩나물볶음 완성입니다.
아삭아삭 고소한 콩나물 맛 그대로입니다.
이제 물 끓여 콩나물 삶고 건져 식혀 무치지 말고 프라이팬 하나로 볶아드세요.
더 맛있게 먹는 팁
매콤한 콩나물무침을 좋아하신다면 볶는 과정에서 고춧가루를 뿌리면 됩니다. 청양고추 종종 썰어 함께 넣어도 되고요. 고춧가루만 넣으면 타기 쉬우니까 물 몇 숟가락 같이 뿌리는 것도 요령입니다. 숙주나물과는 달리 콩나물은 볶아도 물이 아주 많이 나오진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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