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온전히 먹는다
이것저것 가리는 것이 많은 나는 버리는 식재료가 많습니다.
맛을 위해서, 미각을 위해서 먹지 않고 버리는 것들이 많지요. 생선을 먹을 때 대가리도 꼬리도 뼈도 먹지 않습니다.
안 먹는 게 그리 이상하지도 않지만 이 생선 또한 어디선가 힘차게 벌떡이던 생명이었음을 생각하면 이래도 될 일인가 싶을 때가 있지요.
마트에서 시장에서 소포장된 음식 재료를 사면 이 재료들도 생명이었다는 것을 잊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잔멸치볶음을 먹을 때 기분이 좋습니다.
잔멸치볶음을 먹을 때만큼은 하나도 버리지 않고 생명을 온전히 먹는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버리는 것이 없으니 먹는 것도 충만하고 마음도 가볍습니다.
잔멸치를 볶을 때 간장은 정말 소량을 넣거나 아예 간을 하지 않기도 해요. 멸치가 기본적으로 짜기도 하고요, 멸치만 먹기 심심하면 아몬드나 호두 잣 등 견과류를 살짝 더해 볶습니다. 이 땐 간장 약간 넣지요.
잔멸치볶음을 할 때 절대 빼지 않는 건 청양고추도 꼭 넣는 것, 그리고 약간의 꿀을 더하는 것입니다.
단맛 나는 반찬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잔멸치볶음만은 단짠 조합이 좋달까요.
만드는 법은 간단합니다.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잔멸치와 견과류, 청양고추를 한 번에 넣고 후루룩 볶아냅니다.
청양고추가 익었다 싶으면 꿀을 한두 스푼 넣고 비비듯 덖습니다. (원하면 소량의 간장도)
이게 끝이에요.
한 번에 많이 만들어두고, 먹을 때마다 살짝 다시 볶아 따뜻하게 먹는 것, 그게 맛있게 먹는 방법이긴 합니다.
![](https://blog.kakaocdn.net/dn/dx7ngP/btqOdM1Ewu2/nLStTjC3IquO9ZKUaYKE4K/img.jpg)
더 맛있게 먹는 팁
볶기 전에 멸치 맛을 한 번 보세요. 간혹 많이 짠 잔멸치가 있어요. 그럴 경우에는 견과류와 청양고추 양을 늘려서 간을 좀 맞추고 올리고당이나 꿀도 좀 더 넣으세요. 전 친구가 좋은 꿀을 줘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어요.
잔멸치볶음은 한 번에 많이 볶아 소분해서 냉동해두었다가 먹고 싶을 때 한 봉씩 꺼내 다시 덖어먹어도 비교적 맛이 균일하게 유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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