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봉지 순삭
김부각을 정말 좋아해요. 어릴 땐 엄마가 가끔 김부각을 해주셨어요. 주방 바닥 한 가득 찹쌀풀 묻은 김이 하얀 종이 위에 체반 위에 드러누워 있던 그 장면을 기억합니다. 언제 마르나 언제 마르나 목 빼고 기다렸죠. 그렇게 김이 적당히 마르면 본격적으로 튀기시곤 했는데 진짜 엉덩이가 들썩들썩 두근두근했어요.
김부각은 손이 정말 많이 가서(옆에서 보기만 해도) 엄마가 만든 김부각을 못 먹은지는 정말 오래 됐습니다. 엄마 손맛 그립다 어쩐다 할 필요 없어요. 울 엄마보다 더 솜씨 좋은 분이 만든 김부각이 있으니까요.
무려 명인이 만들었다는 오희숙 전통부각 찹쌀김부각입니다.
이런저런 마트에서 온라인 구매할 때 무료배송 금액이 애매하면 무조건 김부각을 찾아 넣습니다. 이런저런 브랜드의 김부각을 꽤 먹어보았는데, 아주 미세하게라도 오희숙 전통부각이 내 입엔 젤 맞아요.
덜 짜고 덜 느끼하고 쩐내가 전혀 없이 바삭합니다.
여러 종류의 부각이 나오지만 나는 오로지 김부각만. 다시마 연근 기타 등등의 부각은 먹지 않습니다.
한 봉지 30그램이니까요, 양은 정말 얼마 안 됩니다. 한 입에 털어넣어도 될 정도니까요. 만드는데 들이는 정성을 생각하면 가격이 비싼 이유가 있죠.
보이세요. 찹쌀풀이 정말 예쁘게 잘 묻었죠? 튀기기도 잘 튀겨서 기포가 살랑살랑. 입에 넣으면 바사삭함과 고소함이 퍼집니다. 정신줄을 잡고 그래도 그릇에 담아봅니다.
솔직히 폼 잡느라 그릇에 담았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한 봉지 먹는 거 순삭이니까요.
'( ) 보았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족이 정말 맛있는 교동왕족발 (4) | 2021.04.10 |
---|---|
블랑제리코팡 크로와상과 파치즈 푸가스 (4) | 2021.04.02 |
경기떡집 절편과 쑥이티떡 (6) | 2021.03.20 |
블랑제리코팡 바게트샌드위치와 바질크런치 (8) | 2021.03.09 |
프랑스 빵 가득한 블랑제리코팡 (12) | 2021.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