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원의 행복
망원시장에는 2500원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수제비와 칼국수를 주로 파는 곳인데요, 곳에서 주로 사는 건 콩나물비빔밥입니다. 콩나물비빔밥 한 그릇이 딱 2500원입니다. 요즘 2500원으로는 김밥 한 줄 사먹기도 힘든데 정말 저렴하죠.
저렴한 만큼 구성은 단촐합니다. 뜨끈한 밥에 익힌 콩나물과 김가루, 참기름 한 바퀴를 두르고 무생채와 비빔용으로 양념간장이 전부입니다. 식당에서 먹으면 무생채 그릇과 양념장 그릇이 탁자마다 놓여 있고요, 포장을 하면 무생채와 양념간장을 따로 주십니다.
기분에 따라 취향에 따라 무생채를 함께 넣어 비벼먹어도 되고, 양념장만 넣고 비빈 후 무생채는 반찬으로 곁들여 먹어도 됩니다. 나는 주로 무생채를 반찬으로 먹습니다. 뭐랄까 순정한 콩나물비빔밥 맛을 느끼고 싶달까요. 양념간장과 콩나물의 조화가 참 좋거든요.
퇴근길, 망원시장에 들러 콩나물비빔밥 한 그릇을 포장해오면 괜히 마음이 든든합니다. 집에서 먹는 것같은 뜨끈한 밥 한 끼가 이렇게 저렴하게 가능하니까요. 냉장고를 열어 몇 가지 밑반찬까지 꺼내면 그야말로 호화로운 한 끼가 되고요.
가끔은 다음날 아침으로 먹을 때도 있습니다. 물론 밥도 콩나물도 식었지만, 전자렌지에 잠깐 돌리면 또 금방 따뜻해집니다. 다음날 아침에 먹을 땐 집 참기름을 좀 더 쳐서 고소한 맛을 올려줍니다.
콩나물을 넣고 밥을 지으려면 또 한없이 번거로운데 시장 콩나물비빔밥은 밥 따로 데친 콩나물 따로예요. 콩나물을 사서 집에서 따라 해도 되겠다 싶다가도 아니 뭐하러, 2500원이면 이렇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걸! 하면서 사먹게 됩니다.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 맛은 아니어도 동네에 있다면 한없이 든든한 곳이죠.
더 맛있게 먹는 팁
양념간장을 충분히 주는 편이에요. 밥에 다 넣으면 짜니까 적당량 넣고 보관했다가 튀김이나 만두 간장으로 써도 좋습니다.
'출근길도 든든하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말 간편한 토마토달걀샐러드 (2) | 2021.04.13 |
---|---|
과카몰리 오픈 샌드 (2) | 2021.04.11 |
간편하게, 감바스알아히요 (6) | 2021.04.04 |
가끔은 호화롭게, 7첩 반상 (6) | 2021.04.03 |
반건조오징어와 청양마요 (6) | 2021.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