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간편식을 더 맛있게

여름에 한 번쯤 먹어야죠 _ 광화문미진 메밀소바

728x90

여름이 올 때마다 메밀소바를 해먹곤 했습니다. 쯔유니 장국이니 잘 나오는데도 굳이 다시마에 가스오부시 국물을 내고 간장을 섞어 식힌 소바장국을 만들고 메밀 100퍼센트로 할까, 메밀 80퍼센트로 할까 까다로운 척 골랐습니다. 

메밀소바는 어릴 때부터 제일 좋아하던 외식 메뉴였어요. 아빠가 사주신 여러 음식 중에 메밀소바가 제일 좋았습니다. 코를 찡하게 울리는 와사비도 듬뿍 넣어가며 판메밀을 먹으면 아빠는 어린 녀석이 와사비 맛을 안다며, 흐뭇하게 웃곤 했죠.

 

메밀소바를 잘한다는 곳에 가서 먹어도, 어릴 때 아빠와 먹던 그 맛이 안 나서 괜히 아쉬워 만들어 먹어볼까 유난을 떨었고, 어느새 시뜻해졌네요.  내가 그리워하는 건 메밀소바 그 맛이 아니라 그 시절의 아빠였다는 걸 알아버려서일지도 모르죠.  

소바에 쯔유로, 와사비를 넣은 메밀소바 꾸러미를 멀리 있는 친구에게 보내는 것도 여름 행사였는데, 그것도 안한 지 몇 년 된 것 같고요.  

 

광화문 미진의 메밀소바가 간편식으로 나왔을 때 참 반가웠어요.

광화문 미진은 근처 회사에 다닐 땐 가끔 가던 곳이었어요. 푸근하고 서민적인 곳이어서 가면 마음이 편했어요. 장국 인심도 대파 인심도 후해서 좋았습니다.  

    

 

 

2인분이 포장되어 있어요.

냉동 상태로 오는데요, 육수는 다 녹지 않아도 되고, 간무는 금방 녹아요. 다만 면이 녹는데 시간이 좀 걸리니까(면을 충분히 녹이지 않으면 삶을 때 툭툭 끊어지기 쉬워요) 봉지째 물에 담그거나 먹기 몇 시간 전에 미리 냉장실로 옮겨두면 좋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해요. 하라는 대로 하면 됩니다.

광화문미진 메밀소바 키트는 김과 깨 고명과 간무까지 들어 있어 정말 편리해요. 메밀소바 해먹을 때 제일 귀찮은 게 무 가는 거거든요. 간무가 없으면 그 맛이 안 나고, 그렇다고 무 한 통을 다 사서 남은 무는 어쩔까 고민인데, 그 고민을 읽은 것처럼 센스 있는 구성입니다.

그야말로 대파(흰 부분)나 실파만 준비해서 종종 썰면 됩니다. 아 물론 와사비는 따로 있어야 해요.   

 

 

자, 대파만 따로 준비해서 추가한 광화문미진의 메밀소바입니다.

명불허전, 그 값을 합니다.

어지간한 일식집 메밀소바나 분식집 메밀소바보다 훨씬 나아요.

면 비율이 밀가루 70, 메밀 30 정도여서 면발도 쫄깃하니 찰기가 있고요. 물론 이 비율이 아쉬운 분도 많겠지만, 전 그 나름대로 매력적이었어요!

 

더 맛있게 먹는 팁  

  • 이렇게 한 그릇 음식으로 먹어도 되고, 장국 따로 소바 따로 찍어먹어도 됩니다. 어떤 형태로 먹어도 다 어울립니다.
  • 대파를 많이 넣어드세요. 하얀 부분만 종종 썰어 푸짐하게 올린 후 잘 섞으세요. 면과 함께 올라오는 대파의 풍미가 정말 좋답니다.
  • 김가루를 좋아한다면 조미김을 잘라 추가하세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