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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도 든든하게

고등어자반구이 _ 소박한 일식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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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 다 먹으면 너무 흐뭇해요

망원시장 길 건너 있는 월드컵시장에는 생선을 구워 파는 곳이 있습니다. 어쩌다 그곳을 지날 때마다 마음이 시끄럽습니다. 살까? 아냐 생선구이 식으면 맛없어. 프라이팬에 데우면 되잖아? 그럼 집안에 또 냄새날 텐데? 이러다보면 어느새 그곳은 지났습니다. 가던 길 갑니다. 그렇게 그 날도 구운 생선을 사지 않았습니다.

집에선 생선을 굽지 않습니다. 이번에 이사 온 집은 심지어 배기후드도 고장 나 있는 상태입니다. 그 냄새와 연기를 창문 환기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자주 당부합니다.

생선을 먹어야 해. 생선 구워먹으면 정말 좋은데. 아니면 식당에서라도 생선을 사먹어라.

엄마의 당부가 아니더라도 노릇노릇 구운 생선을 먹고 싶을 때가 당연히 있습니다.

 

최근, 망원시장 안 수산물가게에서 생선을 구워 팝니다. 고등어와 연어는 거의 매일 있는 것같고, 가자미와 조기도 얼핏 보았습니다. 언젠가는 전어도 한무더기 구워서 팝니다.

제일 만만한 건 고등어입니다. 그나마 양도 만만하고, 아주 맛없는 고등어는 없으니까요. (요즘 노르웨이 고등어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슬쩍 보니 방금 구워 포장합니다. 아직 따뜻하다는 것이죠. 야호, 빨리 뛰면 집에서 안 데워도 되겠어!

저도 한 팩 주세요!

(크기가 다른 고등어자반 2마리를 포장해서 6천원에 팔고 있습니다)

 

그렇게 빠른 걸음으로 뛰듯이 집에 와서, 한 끼를 먹습니다.

아무리 급해도 와사비 푼 간장도 곁들여야죠.

짭짤한 자반이어서, 밥과 함께 먹으면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집에서 굽는 것보다 훨씬 더 맛있네요. 맞아요, 여긴 나름 직화로 굽는 거니까요. 프라이팬에 굽는 것보다는 불맛이 더 있죠. 

 

이제 시장에서, 반찬가게에서 생선 구워 팔면 망설이지 말고 사세요. 집에서 구워먹는 것보다 여러모로 편리하고 맛있기까지 해요. 

 

 

 

 

더 맛있게 먹는 팁

상추를 곁들여 고등어자반 쌈을 드셔보세요. 양배추를 싫어하지만 찐 양배추는 특히 고등어자반 구이와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고기 쌈 아닌 생선구이 쌈도 정말 맛있답니다. (제 입에 어쩐지 깻잎은 고등어와는 덜 어울리는 것 같아요)

 

식은 고등어자반을 어쩔 수 없이 데워야 한다면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보세요. 확실히 집안에 퍼지는 냄새가 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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