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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네청양고추 하나만 있으면 3분 완성
학생일 때는 특히 돈이 없었어요. 친구들과 추렴해 생맥주라도 몇 잔 먹을라치면 아무래도 안주가 모자라죠.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면 여기 치킨 하나 더 주세요, 하기가 어려울 때 그 때 자주 시키던 안주가 번데기탕이었어요.
안주 없이 슬만 마시기엔 내 속도 눈치보이고 텅 빈 접시를 그냥 두자니 사장님께도 미안할 때 번데기탕은 참 만만했어요.
그런데 이 싸고 만만한 안주가 꽤 맛있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아주 가끔, 특히 바람이 매서운 겨울이 오면 집에서 해먹기도 했어요.
무료배송까지 아주 살짝 금액이 모자라 뭐 사지? 휘휘 둘러보는데 세일품목에서 발견했어요. 유동 번데기. 유동은 골뱅이로 유명한데 번데기도 만드는구나. 문득 번데기탕 생각이 나서 하나 담고 무료배송 금액을 채웠습니다. 할인해서 1200원 정도였으니 정말 저렴하긴 했어요. 요새 천원으로 살 수 있는 게 정말 얼마 없잖아요.
번네기탕 만드는 법은 정말 쉬워요.
냄비에 번데기탕 통조림 하나를 쏟아붓습니다. 파를 종종 썰어 넣고 고춧가루도 적당히 찹찹 뿌립니다.
매운 걸 좋아하는 분이라면 총양고추 한두 개 얇게 썰어 추가합니다.
불에 올려 끓입니다.
팔팔 한소끔 끓으면 불을 끄고 먹으면 됩니다.
저는 청양고추를 세 개 넣었습니다. 숟가락으로 번데기와 국물을 함께 떠먹습니다.
좋네요.
솜씨 필요없습니다. 겨울에 꼭 한 번 드셔보세요. 바로 알 수 있어요. 좋아하는지 아닌지. 번데기탕은 중간이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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