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그런 걸 넣냐면, 맛있으니까
지난주 아보카도명란덮밥 해 먹었은 거 기억하시나요? 아보카도는 한 알만 사서 홀랑 다 먹었지만 명란은 아직 남아있어요.
너무 오래두면 물이 생기기도 하고 놀랍게도 곰팡이가 피기도 합니다. 네네 냉장고에 둬도 그래요.(오래 보관하려면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으세요)
저염명란이라 그럴 수도 있고, 어쨌거나 전혀 변하지 않는 건 늘푸른 소나무면 충분하니까, 입에 들어가는 건 시간이 흐르면서 상하는 것이 더 안심되잖아요.
상하기 전에 먹어치우리라!
명란김밥을 만들 때 저의 한수는 양파입니다!
아니 양파를 김밥에 넣는다고? 뭘 그런 것까지 넣냐고 하실 수 있는데, 일단 넣고 잡솨 봐!
잘게 썬 양파를 물에 담가 매운기를 빼세요.(이제 이건 기본인 것같죠? 양파를 생으로 먹을 땐 항상 매운기를 빼는 게 좋습니다)
밥 위에 깻잎을 깔고, 양파를 최대한 가지런히 놓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명란 한 줄 반으로 길게 잘라 척 얹어요. 신기하게 김밥과 딱 맞춤한 길이.
여기부터가 중요합니다.
종종 썬 양파가 김밥에서 탈출하지 않고, 잘 뭉쳐지는 게 관건이잖아요.
핵심은 큰 깻잎을 밥에 깔아 남은 깻잎으로 양파+명란을 덮어주는 겁니다. 이불 덮듯 다 덮어요.
머리도 나오지 않게 다 덮어요. 한쪽 깻잎은 커서 그게 됐는데, 다른 쪽 깻잎은 안 된다? 그럼 걱정말고 깻잎 한 장 위에 덮으면 됩니다.
그런 후 나머지 김밥 속재료를 넣고(사진엔 안 보이지만 단무지도 넣었어요. 아우 뭐 만들면서 사진 찍는 거 세상 귀찮... 좀 더 지나면 완성사진만 찍어야겠다)
깻잎 단속을 해가며 말면 됩니다. 그러면 끝.
참참, 명란김밥 할 땐 밥 간 따로 안 해도 됩니다. 명란이 그래도 명란인데, 그값을 하죠.
대신 참기름을 평소보다 좀 더 많이 넣으세요. 적당히 더 넣으시면 됩니다.
자자, 말고 썰었습니다.
양파 일병들이 거의 탈출하지 않았네요.
보람차다 보람차.
제 스마트폰이 너무 후져서 어쩐지 맛없어 보이는 색깔의 분홍이 되었는데...
김밥이 보이는 것보다 더 맛있습니다!
명란김밥 먹고 명랑하게, 이 엄청난 비에도 명랑하게 출근해야죠.
더 맛있게 먹는 팁
- 명란마요,는 거의 한단어처럼 느껴지잖아요. 양파와 명란 사이 마요네즈 한 줄 쭉 짜넣어도 고소해요.
- 사실 여기 달걀지단을 넣었어야 하는데 까먹었습니다! 아흑. 전 김연경 선수가 아니니까, 김밥 다 만 후에 빠진 재료 쑤셔넣는 내공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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