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툭 자른 뭉툭한 쌀떡의 매력
망원시장 안에는 떡볶이를 파는 곳이 무려 5곳이 됩니다.
가게마다 비슷하지만 각기 다른 특색이 있는데, 오지개분식은 여러 종류의 꼬마김밥으로 유명하고, 맛있는집은 오징어튀김을 넣은 일명 오튀김밥이 유명합니다. 대원어묵은 간판에서부터 나 어묵 좀 잘한다,는 느낌을 주죠.
이렇게 세 곳이 망원시장에서 오래 된 터줏대감격 분식점입니다.
월드컵시장 쪽으로 더 가면 비교적 몇 년 안 된 분식집도 두 곳 있는데, 송이네분식은 몇 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김밥을 내세우고 있고, 끄트머리집(이름이 기억 안나요)은 각종 어묵을 전문으로 팔면서 떢볶이가 부수적인 느낌이에요.
오늘 (먹어) 보았습니다,는 맛있는집의 떡볶이입니다.
포장은 무심하게 비닐에 툭 담아줍니다. 퇴근길이나 산책길에 시장에 들르는 거 아니고, 마음 먹고 집에서 떡볶이를 사러 갈 땐 밀폐용기를 들고 갑니다.
대접에 담은 1인분입니다. 떡볶이 1인분 3천원입니다. (깻잎은 올려주지 않습니다)
어디서 떡볶이를 사오든지 간에 깻잎을 올려먹는 걸 추천합니다. 취향에 따라 대파 흰 부분 종종 썰어도 좋지만, 역시 제일 좋은 건 깻잎입니다. 떡볶이를 사면서 깻잎 한 묶음을 무조건 사는 건 어떠세요. 깻잎 한 묶음 30장 정도인데 절반 정도는 떡볶이에 넣어 먹을 수 있어요. 떡볶이를 먹을 때 깻잎을 넣는 행복을 포기하지 마세요. 도대체 작가님도 떡볶이엔 깻잎파, 라서 제가 더 좋아한답니다.
자, 깻잎의 숨을 살짝 죽이기 위해 국물에 살살 담가요. 이 때가 제일 떨리는 순간.
떡볶이가 뭐라고 이러는 걸까요.
어서 먹어야 하는데, 사진을 찍고 있으니 카메라 초점이 나간 건가.
맛있는집 떡볶이는 툭툭 뭉툭하게 썬 굵은 쌀떡이 특징입니다. 밀떡과 쌀떡을 섞지 않고 응, 우리는 쌀떡이야, 먹을 테면 먹고 말라면 말아, 고집이 느껴진달까요.
맵지 않은 국물입니다. 어묵을 넉넉히 넣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쌀떡이 굵기 때문에 국물이 좀 더 졸아든 상태일 때 더 맛있긴 합니다만, 찰랑찰랑한 국물을 떠 먹는 즐거움도 있어요.
맛있는집 떡볶이는 국물을 삭삭 긁어먹어도 속이 불편하다는 느낌이 덜하거든요.
쌀떡을 좋아한다면 자극적이지 않고 너무 달지 않은 떡볶이를 좋아한다면 망원시장에선 맛있는집 떡볶이를 고르세요.
맛있는집은 오튀김밥으로도 나름 유명한데 배달도 해주는 것 같더라고요.
참, 이집 순대가 기름기 없고 중간중간 고추인지 파가 송송 박혀 아주 살짝 매콤한 것이 깔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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