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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홍어무침이면 먹어도 괜찮잖아 _ 망원시장 무침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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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히지 않았어요 해치지 않아요

망원시장에서 시식을 하는 곳은 몇 군데 안 돼요. 두부 아저씨 가게에서 가끔 두부나 묵 시식을 하고, 생긴 지 얼마 안 된 교동닭강정에서 하는 닭강정 시식이 전부예요. 시식 조각도 마트처럼 크지 않아서 그야말로 맛이 이 정도다, 하는 거죠.

 

그런데 이곳 망원시장에서 굳이 안 먹는다는 사람까지 불러가며 먹어보라고 시식 인심 푸짐한 곳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홍어무침 프로젝트입니다. 드셔보세요, 드시고 가세요를 연발합니다. 이런 시식 인심이 아니었다면 저 역시도 이걸 사 먹을 생각은 못했을 겁니다. 홍어잖아요. 홍어.

 

딱 한 번, 삭힌 홍어 한 점과 막걸리를 먹어본 적 있는데 먹다보면 좋아진다는 주변의 추임새와는 달리 전 좋아지지 않더라고요. 아주 불쾌한 맛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걸 또 먹을 마음은 들지 않았어요. 홍어삼합이니 뭐니 아무리 방송에 나와도 내겐 평양냉면 같은 것. 남들이 좋다고 해도 나는 안 맛있다!

 

그런데 이집에서 자꾸 시식을 강요하다시피하는 건 이 홍어는 삭히지 않아서랍니다. 과연 깻잎에 쌓인 홍어무침을 먹는데 맛있어요. 그냥 양념이 맛있는 거예요. 홍어는 씹히는 맛이 좋고요. 삭힌 홍어 특유의 맛은 전혀 나지 않아요.

 

그 뒤로 무언가 무침이 먹고 싶을 때 딱 1인분짜리 7000원 홍어무침을 사서 먹곤합니다.

최근에는 이 집 옆에 전집이 생겼는데 이 무침을 가져다 막걸리와 함께 먹는 모양이더라고요. 고추튀김과 홍어무침의 궁합이 그렇게 좋다는데 (tvn 놀라운토요일에서 알려주었어요) 전 막걸리도 고추튀김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그 조합으로는 먹어보지 않았어요.

 

자 구성은 이렇습니다.

직접 무쳐 먹어야 합니다.

채소는 이렇게 들어가 있어요. 미나리 양파 오이가 기본이고요, 도라지도 조금 들어가 있고요, 절임무가 있는 게 특징입니다.

홍어는 이 정도예요. 물론 많진 않아요. 삭히지 않아도 홍어는 비쌀 테니까요.   

무침프로젝트에선 양념 무치라고 일회용 장갑까지 줍니다.(저는 거절했지만요)

저는 대충 숟가락으로 비비는 걸 택했습니다. 손으로 조물조물 무치면 채소에도 홍어에도 양념이 더 배어 보기도 좋고 맛도 좀 더 있겠지만 숟가락으로 잘 무쳐도 얼추 비슷한 맛을 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양념을 다 쓰지 말라는 겁니다. 양념을 정말 넉넉하게 주시거든요.

국수 삶아서 국수 더해서 홍어무침+양념국수로 먹으면 배가 그득하게 일어날 정도예요.

저는 양념 반만 쓰고, 반은 다른 거 무치려고 잘 갈무리해두었어요.  

7000원 세트 다 비비면 이 정도 양이 됩니다. 혼자 먹기엔 충분합니다. 물론! 홍어가 더 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 안 드는 건 아니지만요. 헤헤.

무침프로젝트에선 홍어무침을 깻잎에 싸먹으라고 깻잎까지 줍니다. 깻잎과 함께 먹으면 확실히 향이 더 올라와서 맛있어요. 하지만 늘 깻잎이 모자라니 처음부터 끝까지 깻잎에 싸먹고 싶다면 추가로 준비하세요. (거기서 깻잎 1000원어치 팔기도 한 것 같은데 요새도 파는지 모르겠네요. 코로나19로 매대 앞에 오래 있는 것도 조심스러워서)

 

밥과 함께 냠냠 먹었습니다. 홍어무침 무치고 남은 양념 아까워 밥 한두 숟가락 넣어 싹싹 무쳐서 양념밥. 양념밥에 홍어무침 깻잎으로 싸악 싸서.

더 맛있게 먹는 팁

  • 해산물이 부족하다 생각되면 골뱅이 캔 하나 툭 털어 넣어도 좋아요. 오징어 한 마리 데쳐서 넣으면 건져먹는 재미가 있죠. 그 정도로 양념이 충분합니다.
  • 남은 양념 따로 보관했다가 도라지무침 한 번 해보세요. 홍어무침에 도라지가 들어있는데 착안했는데요, 해보니 짱짱맛입니다! 식초를 넣지 않은 도라지무침 정말 색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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