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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도 든든하게

강원도(출신 이웃)의 힘_버터옥수수, 찐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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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부심 가득 옥수수인심, 고마워요 정말

가족보다 친구보다 더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트나 단골 가게에서 일하는 분들입니다. 무엇을 살 때마다 인사는 빼먹지 않고 챙기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진 않습니다. 그래도 오래 보면 어느새 이웃이 되어, 있어야 할 시간에 안 계시면 궁금하죠.

그런 이웃 중 한 분의 고향은 강원도 강릉이래요. 그래서인지 강원도가 주 산지인 몇몇 농산물에 대해선 특히니 까다롭게 고르고 맛있게 드시는 법을 아십니다.

오늘은 그 이웃에게 들은 맛있는 옥수수 먹는 비법 그대로 전해드릴께요.

 

강원도 옥수수여야 해요. 요즘 이런 저런 옥수수 많지만 국내산 중에서도 강원도 옥수수가 제일 맛있어요. 옥수수를 맛있게 먹으려면 물 흥건하게 옥수수 잠기도록 삶으면 안 돼. 쩌야 돼. 집에 찜기 있어요? 옥수수를 찜기에 넣고 푹 쪄요. 다 됐다 싶어도 바로 뚜껑을 열지 마. 불 끄고 그대로 식혀요. 그 수증기가 다시 차분히 옥수수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기다리는 거지. 그렇게 한 시간 정도 두면 옥수수도 적당히 식거든. 그 때 꺼내서 먹으면 돼. 맛이 달라요 진짜. 수분이 증발되지 않도록 하는 게 진짜 중요하다니까. 왜 시장에서도 옥수수 팔 때 비닐로 꼭꼭 여며두잖아. 다 그 이유야.

 

옥수수 한 번에 많이 쪄서 냉동실에 얼려도 돼요. 하나씩 포장해서 얼려뒀다가 먹을 때 다시 한 번 찌는 거야. 찜기 물이 끓을 때를 기준으로 옥수수 넣고 5~7분 이상 쪄서 옥수수대 깊은 곳까지 수증기가 닿아 따뜻해게 하는 거지.

 

옥수수껍질 한두 줄 남기면 더 좋다는 사람도 있는데, 삶을 땐 몰라도 찔 땐 오히려 익는 걸 방해해서 난 그렇게 안 해요, 나는 설탕도 안 넣어. 맛있는 옥수수를 찌면 설탕 없이도 충분히 맛이 나거든.

 

여하튼 옥수수는 그렇게 찌는 거야. 꼭 그렇게 쪄먹어 봐요. 

 

언젠가 옥수수를 드시고 계시기에, 저도 아주 가끔 맛있는 옥수수 한두 자루 정도 먹고 실을 때까 있는데 시장에서 사먹어도 별맛없더라고 했더니 옥수수 찌는 법을 가르쳐주셨어요.

 

옥수수 안 해 먹었죠? 귀찮아서 안 해먹지? 내 그럴 줄 알고 몇 자루 쪄왔어. 집에 가져가서 먹어봐요, 하며  이번엔 손수 찐 옥수수 네 자루를 선물로 주시네요.

 

덕분에 옥수수버터구이도 해먹고, 따끈하게 데워도 먹었습니다.

어쩐지 더 달콤하네요.

야금야금 먹다보니 네 자루를 다 먹어버렸어요. 이게 강원도 옥수수의 힘일까요.

비를 뚫고 출근할 기운이 솟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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