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잘하면 다 잘한다? _광화문미진 비빔메밀

명불허전은 이런 것! 새콤달콤매콤없이 우아한 맛

공식이랄 건 없지만, 냉면은 빨간 양념 비빔냉면만 먹고, 소바는 당연히 간장베이스로만 먹고 소면은 멸치육수국수와 양념국수를 다 먹습니다. 수제비와 칼국수는 멸치육수나 바지락육수만 먹어요. (들깨수제비 사골육수 노노)

이런 입맛이라 광화문 미진에서 비빔메밀을 메밀소바와 같이 출시했을 때도 당연히 메밀소바만 먹었거든요. 메밀소바와 메밀막국수는 다르지 하면서요.
제가 기억하는 광화문 미진에서 비빔메밀도 했던가 좀 갸웃하기도 했어요. (먹을 생각을 아예 안 해서 안중에 없었을 수도요.)

그래도 미진인데, 하는 마음이 비빔메밀도 주문하게 했네요. 사놓고도 실망할까 그랬는지 한참 냉동실에 있다가 이제 꺼내 먹었는데... 결론 먼저 말하자면, 왜 이제야 먹었지? 하는 후회와 역시 미진이야, 하는 안도감.

 

 

재료와 조리법은 간단합니다. 시키는대로 하시면 돼요.
1인분 구성품이에요. 면과 양념소스와 고명.

 

 

면을 잠깐 녹이지 않고 바로 삶았습니다. 시간 없는 분들은 이 시간을 아까워하시잖아요.

제가 해봤는데 가능해요. 살짝 아직 뭉쳐있는 거 보이시죠? 억지로 떼지 말고 삶으면서 젓가락으로 살살 풀면 됩니다. 

 

 

물이 끓어오르면 조금씩 찬물을 부어주세요. 메밀은 생각보다 많이 끓어오르니 냄비는 넉넉하게 큰 걸로 쓰세요.

 

 

삶은 소바를 찬물에 걸레 빨듯 과감하게 헹군 후 양념장 끼얹어 비비면 끝입니다.

먹고 싶어서 마음이 급했네요. 사진이 떨렸음. (그릇 바닥에 양념장 미리 짜놓은 거 살짝 보이시죠?)

 

 

처음 먹어보는 거니까 다른 고명 하나도 더하지 않고 참기름 한방울 추가하지 않고 순정하게 세팅.

 

 

와 정말 내공있는 양념은 이런 건가 깜짝 놀랐습니다. 매콤 새콤 달콤한 맛이 있나? 싶을 정도로 두드러지지 않고 점잖은 맛인데. 면과 어우러져 자꾸 들어가요.
전 특히 매운맛을 좋아하고 소중히 여겨서 맵지 않은 비빔국수를 맛있게 먹지 않는 편이라 더 놀랐어요.
이렇게 우아하게 맛있을 수 있구나. 옛날에 외할머니가 해주신 비빔국수도 생각나고요.
언젠가 미진을 간다면, 가게에서 비빔메밀을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비빔메밀, 그 매력을 알게 됐어요.

더 맛있게 먹는 팁

• 이 양념과 메밀의 조화를 온전히 즐기려면 추가 고명이 없는 게 더 좋겠습니다. 단무지나 김치 등 자극적인 양념보다는 무짠지 슬쩍 곁들이는 정도면 충분하고요, 그것 없이 한그릇 드셔도 좋을 듯.
  아! 삶은 달걀 반 개 올리는 건 괜찮겠네요. 면 다 먹고 남은 양념 달걀로 스윽 닦아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