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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도 든든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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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땐 울지 말고 눈물맛을 먹어요 _새우샐러드 따뜻하고 짭조름한 위로다시 월요일입니다. 심지어 이렇게 날씨도 안 좋은 월요일이라니. 월요일에 우울한 거 나만 그런가요. 아니라고 해줘요. 누구나 월요일은 우울하다고 해줘요. 우울하든 기분이 좋든 출근해야 합니다. 출근하기 싫다, 출근하기 싫다, 출근하기 싫다 눈물이 후두둑 떨어지려고 합니다.(네네 과장도 섞여 있어요. 뒤늦게 찾아온 감성 병맛) 아침부터 울 순 없잖아요. 그러니 눈물맛을 먹기로 합니다.따뜻하고 짭조름한 걸 먹으면, 어쩐지 나 대신 울어주는 누군가가 있는 것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먹은 힘으로 또 기분이 좋아져(이렇게 단순한 인간입니다, 내가) 어느새 말간 얼굴로 대문을 나서고 있거든요. 자자, 냉동실에서 새우를 꺼냅니다. (갑각류 알러지 있는 분들 어쩌나.)잠깐 찬물 샤워 휘리릭 시켜주세..
살면서 한두 가지, 쉬운 것도 있어야죠 _아보카도명란덮밥 수고에 비해 백 배쯤 맛있는 로또 요리 안 해본 분들은 절대 모르는, 아는 분들은 다 아는 비밀 하나 알려드릴까요? 아보카도명란덮밥은 참 쉽다는 겁니다. 솜씨가 필요없어요. 간맞추는 능력도 필요 없어요. 그저 서툴게 칼질만 할 수 있으면 됩니다. 아보카도명란덮밥 만드는 과정에서 제일 어려운 건 아보카도를 까서 속살만 파내는 것인데, 심지어 그것도 쉽습니다. 이렇게 맛있어도 되는 거야. 가끔 재료의 맛을 솜씨 덕이라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어떻습니까. 매일 매시간 누군가에게 평가받는 인생, 이런 착각은 건강에 좋습니다. 다만 한 가지, 왜 이걸 이제야 알았지? 내가 그동안 비싸게 먹었던 아보카도덮밥은 다 무엇이었던 말인가, 속상할 수는 있습니다. 출근길 요리, 5분 안에 뚝딱해야 세이프, 인 거 아시..
눅눅한 기분을 끌어올릴 주스 한 잔 _ 콜린스그린 푸른 색이 그리울 땐 푸른 색을 먹자 비가 너무 오래 오네요. 그칠 듯 그치지 않고, 끝난 듯 끝나지 않습니다. 햇빛을 충분히 본 게 언제일까 싶을 정도로 아득합니다.. 아무리 단단히 준비하고 길을 나서도 발도 다리도 옷이 젖고, 곧 마음까지 눅눅하게 젖어버리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비 피해 소식도 무겁고요. 이건 장마가 아니라 기후이변이라는 얘기도 아프게 와닿습니다. 그래도 언젠가, 아마 곧 반드시 이 비는 그칠 것이고, 다시 찾아온 햇빛이 반가운 것도 잠시, 더워 더워 더워를 연발하는 내가 있을 것입니다. 사실은 비도 햇빛도 바람도 더위도 추위도 다 필요하고 소중한 것인데 있을 땐 고마운 줄 모르다가 없을 땐 그리워하고, 다시 와주면 또 시뜻하죠.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합니다. 그 다짐이 하루만에 무..
썰기만 했는데 이런 상큼함 _냉파스타 더울 땐 어쨌거나 불 쓰지 말아요 아흑. 글 다 쓰고 사진 잘 배열하고 업로드하는데 티스토리 앱 오류 났다며 닫혔어요. 이러면 😱 아흑 시름시름 죽어가는 내 스마트폰. 다시 들어와보니 당연히 글이 없고 저장을 안 눌렀으니 저장된 글도 없고!!!! 월요일의 저주는 이렇게 사작되는 건가요. 저 진짜 마음 먹고 하나하나 길게 정성스럽게 썼는데.. 역시 사람은 하던대로 해야 해요. 진짜 이 냉파스타 안 먹었으면 기운 빠져 출근 못할 뻔 했어요. 간단히 설명할게요. 사실 길게 설명할 정도로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냥 서툴게라도 깍둑깍둑 썰기만 하면 돼요. 흑흑. 먼저 숏파스타 소금 넉넉히 넣고 삶으세요. 전 푸실리 탈탈 털어 100그램. 날 더우니까 전기포트로 물 끓여 냄비로 옮기세요, 이런 얘기 패스. 파스타 ..
목요일은 너무 힘들어 _ 샐러드샌드위치와 콜라 힘들 땐 남이 만든 걸 먹어야 해요 일주일 중에 언제가 제일 힘드세요? 전 월화수목금 중에 목요일이 제일 부대낍니다. 몸도 마음도 가라앉고 힘도 부친다는 느낌이랄까요. 벌써 나흘째 출근일인데, 오늘도 출근하고 내일도 출근해야 하니까요. 심지어 아직 출근도 안 한 이른 아침! 아아 오늘 회사 안 가면 안 될까? 오전반차라도 낼까? 자꾸 궁싯거리는 것도 주로 목요일이죠. 이런 날 뭔가 제대로 챙겨먹겠다고 이리저리 움직이다 땀이라도 흠뻑 나면 더 기분이 무거워질 수도 있어요. 성난 몸과 마음을 조심조심 다뤄야 해요. 이럴 때 필요한 건 필요한 건 바로 남이 만든 완제품! 그것도 맛있는 것으로! 평소 샌드위치 사먹는 걸 즐기진 않아요. 이상하게 본전 생각이 나거든요. 한 때 매일 샌드위치를 도시락으로 싸갔을 정..
둘이 합쳐 더 상큼하게 _요거트와 과일 아차하면 밀리니까 한 번에 맛있게 먹으면 맛있는데 이상하게 사놓고는 안 먹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냉장고에서 오래오래 잠자다 아차차 하게 되죠. 다음엔 하나씩만 사자, 결심에 결심을 하지만 막상 보면 여러 개를 집어오곤 해요. 많이 사는 게 훨씬 싸니까요. 그런데 다 못 먹고 버리면 의미없는데. 다음엔 기필코, 기필코 하지만 또 반복. 저에겐 요거트와 과일이 딱 그런 것들입니다. 도대체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맛있을 때 다 먹는 것이 참 어려워요. 아차차 정신차려보면 요거트는 유통기한을 훌쩍 넘긴 채 굴러다니고, 과일은 냉장고 야채칸에서 이리저리 뒹굴다 멍들고 시들거나 심지어 상하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일주일쯤 전에 또 한치 앞도 모르고 싸다, 달다는 말에 혹해 복숭아 한 상자를 덜컥 사지 않았겠..
길거리에서 먹긴 좀 그렇잖아 _ 길거리토스트와 커피 버터와 카페인을 동력삼아, 으이차 맨날 하는 소리인데도 질리지 않는 게 있어요. 이제 그만할 때도 된 것 같은데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아요. 그렇습니다. 출근입니다. 출근, 왜 이렇게 적응 안되나요. 월요일 아침은 특히나 출근길이 힘들어요. 일요일부터 시작된 우울은 이때쯤이면 극에 달하죠. 그래서 월요일 아침은 평소보다 좀 더 일찍 일어나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곤 해요. 간단하지만 정성스러운 한끼를 먹고 나가죠. 조리시간 5분 이내! 맞아요, 길거리토스트! 길거리토스트는 길거리에서 서서 먹어야 맛이라지만, 요즘은 그것도 쉽지 않아요. 미세먼지니 해서 길거리에서 사먹긴 어쩐지 목이 간지럽기도 하고, 마스크를 내내 끼고 다니는 요즘, 어쩐지 마스크를 벗고 길에서 뭘 먹는 게 께름직하기도 하죠. 그렇다고 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