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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도 든든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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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각 잡고 먹어보아요 _ 양념새우장밥 식당 카레 플레이팅을 따라해보았어요혼자 밥을 먹다보면 같은 메뉴를 계속 먹어야 할 때가 있어요. 아무리 맛있는 거라도 그러면 좀 지겹죠. 그럴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먹는 방법을 달리하거나 차림새를 달리하거나 먹지 않거나.먹지 않는다,고 해서 버리라는 건 아니고요, 처음 만들 때 소분해서 냉동 보관해둔다거나 해서 연속해서 먹을 양을 줄이는 것이죠. 많이 해야 맛있는 음식이 있잖아요, 하다보면 늘기도 하고요. 그런 것들은 먹기 전에 따로 갈무리해두는 거죠. 국도 밥도 반찬도 너무 오래 두지만 않으면 냉동해서 보관해도 좋은 것이 꽤 있습니다.(간장새우장은 새우와 간장을 따로 얼리는 게 좋아요. 해동할 땐 냉장실에서 천천해 해동하면 맛을 크게 해치지 않더라고요.) 언젠가 만든 양념새우장, ..
매콤 뻑뻑 달큰한 두부감자조림 어쩐지 갈치 맛이 나는 것도 같고이게 무슨 일이야, 할 정도로 갑자기 날이 차가워졌습니다. 반팔 입은 게 엊그제같은데 이제 가디건을 껴입어도 살짝 추운 느낌이에요. 가을은 발음을 하기도 전에 가고 긴 겨울이 시작된 걸까요. 어쩐지 쓸쓸합니다. 날이 차가워질수록 따뜻한 걸 먹고 싶습니다. 후후 불어가며 살짝 앗 뜨거, 소리도 해가며 그렇게 맹렬하게 뭔가를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날은 맑은 국보다는 조금 뻑뻑한 국물이 좋습니다. 냉장고를 뒤져봅니다. 두부 한 모 있네요. 또 뭐가 있을까나. 살짝 시들어가는 감자 두 알도 다용도바구니에서 발견했습니다. 오늘은 이것으로도 뻘건 국물의 조림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고추장+고춧가루+간장 적당히 넣고 피시소스 조르륵 한 후 물을 더해 양념을 만듭니다. 비율이요..
엄마 맛보다 내 맛이 좋아_연근구이 조리면 지긋지긋 구우면 연근연근 엄마가 한 반찬이 다 좋지는 않았어요. 엄마 음식솜씨가 상당한 수준이라는 건 친구집에서 밥을 먹어보고 알게 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편식쟁이 기질이 고쳐지진 않으니까요.식탁에 오르면 싫은 반찬 중에 연근조림이 있었어요. 연근은 뭐랄까 구멍 숭숭 뚫린 모양도 살짝 징그러운 듯 별로이고(환공포증이 있었나) 씹으면 진득한 것도 별로였어요.연근 반찬은 매번 간장조림으로 올라오는데 건강을 중요시하는 엄마는 설탕도 물엿도 올리고당도 넣지 않아서 맛있어 보이는 반질함도 없었거든요.제사 땐 연근전도 했네요. 연근에 간 쇠고기를 붙여 밀가루-달걀물 순서로 지지는 거였죠. 전 안 먹었습니다. 맛있는 다른 것이 많이 있는데요!엄마 택배 꾸러미에서 연근조림이 나오면 한숨을 쉬면서 할 수 없이 먹..
세상 유일한 맛_엄마 떡볶이 참 쉬운 비법 두 가지엄마가 만드는 떡볶이에 안 들어가는 한 가지는 설탕이에요. 엄마 떡볶이에 들어가는 두 가지는 멸치육수와 김가루. 덕분에 엄마 떡볶이는 달지 않으면서도 풍부헌 감칠맛을 자랑합니다. 양념도 옅은 듯 가볍지만 간은 충분하고요. 진득하지 않은 양념, 살짝 국물 떡볶이인 듯 아닌 듯 절묘한 집밥식 떡볶이. 엄마 떡볶이는 그 때 그 때 간이 조금씩 다르지만 또 나름의 맛을 자랑합니다. 오늘은 그 레시피를 따라가볼까요. 프라이팬에 참기름 살짝 두르고 종종 썬 양파 한 개, 고추 2개, 대파 적당량을 넣고 볶습니다. (전 적양파가 있어 그걸 썼어요) 잠시 볶다가 어묵 2장도 길게 썰어 넣고 같이 볶습니다. 채소가 살짝 숨이 죽으면 멸치육수를 살짝 잠기듯 부어줍니다. 대략 200cc 정도면 될 겁니..
감자 두 알의 행복_새우감자전 칼칼하고 쫀득한 맛 감자전 정말 맛있잖아요. 그런데 잘 안 해먹게 돼요. 감자 가는 게 은근히 귀찮잖아요. 그래도 오늘은 날이 날이니만큼 감자전 한 접시 부쳐먹기로 했어요. 많이 안 해도 돼요. 감자 딱 두 알이면 충분해요. 감자를 강판에 갈고 새우 서너 마리 종종 썰어 넣어줍니다. 풋고추 3개와 붉운고추 1개도 종종 썰어 섞어주고 소금 찹찹 칩니다. 이대로 부치면 너무 물이 많아서 잘 부쳐지지 않아요. 밀가루 한스푼 남짓 넣어 적당한 농도를 맞춰주세요. 진짜 부칠 수 있을 정도로만, 밀가루는 적게 넣을수록 좋습니다. 감자전 반죽은 보통 전반죽보다 묽으니까 감자전을 크게 부치려고 하다 실수하기가 쉬워요. 한 스푼씩 작게 떠서 여러 개를 부쳐도 되고 국그릇 크기 정도로 부쳐도 좋아요. 감자전은 뒤집다가 실..
이렇게 쉬운 부추전 부추 밀가루 물 순서 지켜요 추석이 코앞이네요. 사회적거리두기 안전한 추석 명절을 보내려고 각자의 집에서 추석 보내시는 분들도 많을 것같아요. 그래도 추석인데 집에서 기름 냄새는 좀 나야지 싶을 마음도 있을 테고요. 이런 분들을 위해 정말 쉬운 전 부치는 법을 알려드리려고 해요. 전 부칠 때 제일 어려운 건 반죽의 적당함이죠. 너무 질지도 않고 되지도 않은 적당한 점도. 보통은 밀가루에 물을 붓고 주재료인 부추나 김치를 넣고 섞습니다. 전 부치는 게 익숙하지 않으면 주재료에 따라 좀 질어져서 밀가루를 좀 더 넣고, 그러다 되직해서 물을 더 붓고 그러다 양이 점점 늘어나는 *아뿔사*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딱 전 한 장만 맛있게 굽고 싶은데 좋은 방법 없을까요? 전 순서를 바꾸었어요. 부추전을 한다면, ..
차게 먹으면 더 별미 _ 냉잔치국수 왜 잔치국수는 차게 안 먹어요?엄마는 가끔 냉국수를 해주셨어요. 주로 여름이었죠. 엄마한테 냉국수 해먹자고 조른 적도 여러 번이에요.냉국수는 뜨거운 국수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해요. 우선 육수를 미리 끓여 충분히 식힌 후 냉장고에 넣어 차게 해야 하고, 얼음까지 띄우려면 얼음트레이에 육수를 따로 부어 얼리기까지 해야죠. 먹고 싶다고 금방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니죠. 그래서 엄마가 냉국수 해먹을까 하시며 육수를 끓이면 그 때부터 괜히 더 기대가 되는 거예요.전 따뜻한 잔치국수보다 냉국수가 훨씬 더 좋았는데요, 어린 입맛에는 찬 국물이 멸치 육수 비린내도 오히려 덜 나고, 면발도 쫄깃쫄깃하게 느껴졌거든요.그런데 국수가게에선 잔치국수는 차게 잘 안 팔아요. 냉콩국수도 있고 냉면도 있고 메밀막국수도 있고 메밀소..
폭신폭신 포근포근 _ 명란달걀말이 가만히 가만히 말다보면 참 예쁘다식당에서 달걀말이가 반찬으로 나오면 배시시 웃음이 나잖아요. 달걀프라이 하나 통째로 접시에 있는 것도 물론 좋지만 달걀말이가 있으면 괜히 좀 대접받는 것 같고요. 달걀말이는 먹을 때보다 보고 있을 때 뭐랄까 기분이 더 몽글몽글하달까 그래요. 달걀말이 의외로 실패한다는 분들 많은데요, 제일 중요한 건 달걀물이 완전히 익기 전에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달걀물이 익으면 지단이 되니까 잘 말리지도 않고 톡톡한 느낌도 없죠. 달걀물이 익기 전에 만다, 이거 하나만 기억해두시면 됩니다. 별로 실패할 일이 없어요. 달걀물을 천천히 익게 하려면 네네, 맞습니다, 불을 약하게 하면 서투른 솜씨라도 보완할 수 있지요. 또 하나 달걀물을 많이 섞으면 섞을수록 좋다는 겁니다. 흰자와 노른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