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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밥만큼 든든 쌈밥보다 간편_제육김밥 이별 선물, 도시락 꽤 오랜 시절 근처에서 동네 친구로 한 달에 힌 번은 어떤 식으로든 봐왔던 친구가 오늘 이사갑니다. 아예 다른 도시로 가는 거라, 아휴 서울은 다 거기서 거기지 이런 소리도 하지 못합니다. 마음이 마음이 그래요. 서로 별말 안했는데도 마음이 그래요. 포장이사라 도와줄 일도 별로 없지만, 잘 가 안녕, 가는 차에 대고 손이라도 흔들고 싶지만 저도 출근이란 걸 해야 합니다. 일이 좀 바빠 오전 반차를 내기도 어렵고요. 그래서 출근 전 잠깐 들러 도시락만 전해주려고요.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김밥을 싸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육김밥으로 정했어요. 양념돼지불고기를 굽습니다. (양념돼지불고기는 샀어요. 요샌 시장 정육점에서도 이런저런 고기 양념해서 많이 팔잖아요.)김밥보다는 제육에 더 포인트가 있..
언제든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어 _ 다이너 재키 혼자든 함께든 참 맛있는 한 끼다이너 재키는 언제 가도 좋은 곳입니다. 혼자 가서 밥 먹기에도 좋고 친구랑 가서 먹기에도 좋고 심지어 여덟 명 이내의 모임을 하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이 식당은 (페스코) 베지테리언을 위한 메뉴를 준비해두고 있어요. 네 그래서, 고기는 없습니다. 치즈와 달걀, 연어를 사용하는 요리는 있고요. 특히 연어는 식당 사장님께서 좋은 연어를 직접 골라 일일이 손질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런지 연어맛이 범상치 않습니다. 채소 또한 마찬가지예요. 계약된 농장에서 직접 채소를 가져오시는 거라 채소가 이렇게 맛있구나 깜짝 놀랄 수도 있습니다. 다이너 재키는 각종 스무디로도 유명한 곳이에요. 이곳의 스무디 한 잔을 쭉 마시면(양이 많아요, 절대 한 번에 먹을 수 없어요) 몸과 마음이 정화..
차게 먹으면 더 별미 _ 냉잔치국수 왜 잔치국수는 차게 안 먹어요?엄마는 가끔 냉국수를 해주셨어요. 주로 여름이었죠. 엄마한테 냉국수 해먹자고 조른 적도 여러 번이에요.냉국수는 뜨거운 국수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해요. 우선 육수를 미리 끓여 충분히 식힌 후 냉장고에 넣어 차게 해야 하고, 얼음까지 띄우려면 얼음트레이에 육수를 따로 부어 얼리기까지 해야죠. 먹고 싶다고 금방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니죠. 그래서 엄마가 냉국수 해먹을까 하시며 육수를 끓이면 그 때부터 괜히 더 기대가 되는 거예요.전 따뜻한 잔치국수보다 냉국수가 훨씬 더 좋았는데요, 어린 입맛에는 찬 국물이 멸치 육수 비린내도 오히려 덜 나고, 면발도 쫄깃쫄깃하게 느껴졌거든요.그런데 국수가게에선 잔치국수는 차게 잘 안 팔아요. 냉콩국수도 있고 냉면도 있고 메밀막국수도 있고 메밀소..
원조 맛 몰라도 맛있어요_와사비매운어묵김밥 이렇겠지 하며 만들었더니 핵맛있어요 요새 고봉민김밥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전 고봉민김밥, 로봇김밥 한 번도 못 먹어봤거든요. 바르다김선생만 딱 한 번 먹어봤는데 만든 지 오래된 걸 먹어서 그런지 아주 맛있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제가 사는 지역에선 보물섬김밥과 연우김밥이 유명합니다. (프랜차이즈는 아니고요, 연우김밥은 직영점이 몇 개 있더라고요) 보물섬김밥은 유부를 넣어주는 보물섬김밥이 유명하고, 연우김밥은 꽃나물김밥이 유명해요.김밥을 직접 말게 된 후로는 김밥 사먹는 일이 정말로 줄었네요. 블로그 이웃님께 고봉민김밥 와사비어묵김밥 이야기를 듣고 한 번 해보자 싶었어요. 맛본 적은 없지만, 내식으로 와사비어묵을 만들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냄비에 물+조림간장+고춧가루를 적당히 풀고 판 어묵을 김밥에..
이번 추석 잡채는 이걸로 하세요 _비비고 버섯잡채 먹고 싶을 때 언제든 간단히! 잡채는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에요.한식 뷔페가면 잡채부터 한 접시 듬뿍 집어오는 사람도 분명 있을걸요. (네네 그게 저예요) 그렇지만 집에서 쉽게 하는 음식은 아니예요. 어려울 건 없지만 준비할 게 만만치 않고 손이 많이 가잖아요. 엄마한테 슬쩍 잡채나 해먹을까 해도 아이구 귀찮아, 이런 소리 듣기 일쑤. 잡채는 간도 은근 까다로워요. 당근, 버섯, 쇠고기, 시금치 등 각각의 고명이 일일이 따로 간하며 볶아야 하고 당면 삶을 때도 간이 필요하고 이 모든 것을 합쳐서 무칠 때도 간을 해야해요. 쉬운데 수운 음식이 아닌 셈이죠. 차라리 한 접시 사먹고 말자, 시장이나 반찬가게에서 잡채를 사면 좀 아쉽죠. 식용유를 많이 써서 기름기가 너무 많거나 고명이 부실하거나 너무 불었거나...
폭신폭신 포근포근 _ 명란달걀말이 가만히 가만히 말다보면 참 예쁘다식당에서 달걀말이가 반찬으로 나오면 배시시 웃음이 나잖아요. 달걀프라이 하나 통째로 접시에 있는 것도 물론 좋지만 달걀말이가 있으면 괜히 좀 대접받는 것 같고요. 달걀말이는 먹을 때보다 보고 있을 때 뭐랄까 기분이 더 몽글몽글하달까 그래요. 달걀말이 의외로 실패한다는 분들 많은데요, 제일 중요한 건 달걀물이 완전히 익기 전에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달걀물이 익으면 지단이 되니까 잘 말리지도 않고 톡톡한 느낌도 없죠. 달걀물이 익기 전에 만다, 이거 하나만 기억해두시면 됩니다. 별로 실패할 일이 없어요. 달걀물을 천천히 익게 하려면 네네, 맞습니다, 불을 약하게 하면 서투른 솜씨라도 보완할 수 있지요. 또 하나 달걀물을 많이 섞으면 섞을수록 좋다는 겁니다. 흰자와 노른자가 ..
한껏 고급스럽게 먹어봅시다_아보카도명란크래미김밥 부드럽고 맛있는 거 차곡차곡 쌓아서 아보카도 요리는 따로 솜씨랄 게 필요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신 잘 숙성된 아보카도여야 하죠. 아보카도는 후숙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제일 간편한 건 후숙된 걸 사서 바로 먹는 겁니다. 아보카도 껍질이 전체적으로 갈색을 띄면 충분히 숙성이 된 것이죠.혹시 집에서 후숙해야 한다면, 꼭 종이봉투나 신문지에 싸서 비교적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놓아두시라는 겁니다. 지퍼백이나 비닐봉지 안 되고요, 후숙할 땐 냉장고에 넣으셔도 안 됩니다. (숙성이 끝난 아보카도를 하루 이틀 냉장고에 두어 과숙성을 막을 순 있지만요)그래서 전 아보카도 숙성용 종이봉투(요즘 빵집에서도 종이봉투 주잖아요)를 접어서 보관하곤 해요. 완전히 숙성된 아보카도는 숟가락으로 떠먹어도 좋을 정..
다정할 수 있을 때 한껏 다정해야지 보고 싶었어, 정말 보고 싶었어 자주는 아니어도, 뜸하다 싶으면 누군가가 볼까 해서 만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인연으로 서로 안 지도 10년쯤 되었네요. 생각해보면 소중한 인연입니다.2019년 연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얼굴을 가까이 두고 당연한 듯 음식을 나눠먹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던 송년회 이후, 우리는 꽤 오래 만나지 못했습니다. 네 어쩌다보니 2020년이 되었고, 코로나19가 일상 깊숙한 곳에 와 있었으니까요. 친구들은 모두 조심성도 많고 배려심도 많은 터라 그야말로 집과 회사만을 오가며 각자 지냈습니다.그렇게 오래 오래 참다가 코로나가 좀 진정되고,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사람들 마음도 좀 푸근해졌을, 아주 짧은 그 시기에, 우리는 만나기로 했습니다.그들을 만난다는 게 너무 좋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