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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르쳐 준 무심한 예의 적당한 거리에서, 안녕하는 기쁨 새벽 산책을 할 때 주의하는 게 있습니다. 거리나 공원에서 생활하는 길고양이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무관심입니다. 한껏 다정한 목소리로 괜찮아 어쩌고 해봐야 어차피 침입자 혹은 낯선 이의 낯선 목소리일 테니까요. 설사 아주 귀여운 녀석이 있더라도, 아기 고양이 꼬물이를 보더라도 꾹 참고 절대 모른 척, 걸음걸이의 변화 없이 나는 관심이 없어,의 자세로 지나갑니다. 혹시 멈춰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대한 그쪽을 보지 않습니다. 이런 태도를 가르쳐준 건 같이 사는 친구 입니다. 친구는 길에서 만나는 개나 고양이, 비둘기나 참새에게 항상 적당한 거리를 유지합니다. 나는 너를 불편하게 할 생각이 전혀 없어, 라는 분위기를 온몸으로 풍긴달까요. ..
어쩐지 기운이 나는 것도 같고_전복솥밥 처음 해봤는데 쉽고 맛나요요새 전복이 정말 저렴하더라고요. 웬만한 생선보다 싼 느낌. 온라인마켓마다 할인도 많이 하고. 자꾸 보다보니 전복 한 번 먹어볼까? 찬바람부니 직접 지은 밥도 먹고 싶고요. 얼마 전 햅쌀이 나와 한 봉지 샀거든요! 전 솥밥 자주 해먹어요. 딴 반찬 필요없고 간편하잖아요! 그래서 과감히 전복 주문했습니다. 전복솥밥은 처음이라 두근두근! 산소팩에 담겨 전복이 살아왔어요. 제일 먼저 할 일은 쌀 씻어 불리는 것. 20~30분 정도는 불리세요. 쌀을 불리는 동안 전복 손질하면 돼요. 칫솔로 전복살과 전복껍질 부지런히 닦아 때를 제거하고 끓는 물에 10초 정도 데쳤습니다. (잘 떼지라고 살쪽을 엎어서 데쳤어요) 데친 전복 꺼내 숟가락으로 껍질과 살 사이 깊숙이 넣으니 살과 껍질이 분리됐어..
볶으니까 맛있어요_파프리카김밥 굴소스와 파프리카 참 잘 어울려요제가 별로 안 좋아하는 채소 중에 피망과 파프리카가 있습니다. 그렇게 파랗고 빨갛게 생겼으면 달든가 맵든가 둘 중 하나는 해야 하는데, 밍밍하잖아요. 씹는 맛이 좋다는 사람도 있지만, 피망 파프리카 아니어도 씹는 맛 좋은 채소는 많습니다.그런데, 파프리카가 생겨버렸어요.채소 비싼데 샐러드 키트는 값이 안 올랐다며 좋아하지도 않은 파프리카 샐러드 믹스를 산 게 화근이었어요.(네네, 다 떨어지고 그거 하나 남았더라고요) 안 좋아하는 건 사는 게 아닌데, 사서 두 봉지인가 먹고 안 먹다 보니 에그머니나, 샐러드 봉지에서 물이 생겼어요. 흑흑. (차마 못 볼 꼴이라 못 보여드림) 비싼 돈을 고스란히 음식물쓰레기로 만드는 바보짓, 이런 거 하지 말아야 합니다.이럴 줄 알았으면 비싸..
이런 홍어무침이면 먹어도 괜찮잖아 _ 망원시장 무침프로젝트 삭히지 않았어요 해치지 않아요 망원시장에서 시식을 하는 곳은 몇 군데 안 돼요. 두부 아저씨 가게에서 가끔 두부나 묵 시식을 하고, 생긴 지 얼마 안 된 교동닭강정에서 하는 닭강정 시식이 전부예요. 시식 조각도 마트처럼 크지 않아서 그야말로 맛이 이 정도다, 하는 거죠. 그런데 이곳 망원시장에서 굳이 안 먹는다는 사람까지 불러가며 먹어보라고 시식 인심 푸짐한 곳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홍어무침 프로젝트입니다. 드셔보세요, 드시고 가세요를 연발합니다. 이런 시식 인심이 아니었다면 저 역시도 이걸 사 먹을 생각은 못했을 겁니다. 홍어잖아요. 홍어. 딱 한 번, 삭힌 홍어 한 점과 막걸리를 먹어본 적 있는데 먹다보면 좋아진다는 주변의 추임새와는 달리 전 좋아지지 않더라고요. 아주 불쾌한 맛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건더기 듬뿍 마음까지 풍성하게_된장찌개 가끔 힘준 재료로 특별하게 덥다 덥다 했는데, 어느새 가을입니다. 열어둔 창에서 들어오는 바람이 선선해요. 창을 열고 자면 이불을 덮고 싶어집니다. 이런 날씨 너무 좋잖아요. 얇은 이불이 몸에 감기는 게 반가운 날씨, 아주 짧은 가을. 오랜만에 된장찌개를 끓였습니다.어제 엄마랑 통화하면서 엄마 뭐 드셨는지 물었더니 된장 지져서 감자랑 호박이랑 건져서 먹었지, 하시더라고요. 순간 그래, 내일 아침엔 된장찌개다 했습니다. 더군다나 느긋한 주말이잖아요. 저는 된장찌개에 멸치다시마육수를 씁니다. 10분이면 되니까 그리 어렵지도 않습니다.오늘 된장찌개는 건더기 푸짐이 핵심입니다.감자 주먹만한 거 3개와 양파 큰 거 1개를 썰어놓습니다. 나머지 채소 다 갖추기 어려우니까 찌개용 손질채소 한 봉 추가했습니다. 자, ..
나쁜 일 중에서 좋은 일 _ 초코빼곡히와 커피 이번주도 정말 애썼어요금요일에는 출근 전 커피를 마시고 싶습니다.보통은 커피를 내려 보온병에 담아 출근하지만, 금요일이니까 느긋하게 집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습니다.금요일이니까요.이번주도 애썼다고, 오늘만 출근하면 선물같은 휴일이 온다는 자축과 격려의 의미랄까요. 맞아요, 이번주도 여러 일이 있었네요. 그 일은 주로 회사에서 벌어지죠. 좋은 일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적당히 참고, 적당히 잘 대처한 건 나쁜 일 중에 좋은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그러고보니 이번주에 두 명의 동료가 간식을 주었습니다. 한 명은 음료수를 주었고, 다른 한 명은 사탕을 주었습니다. 맛있게 먹었으니 그것도 생각해보면 좋은 일에 속합니다. 휴일에는 단 게 안 당기는데, 일하는 날은 달달한 게 당깁니다.단 것 먹을 때 단짝은 역시 향..
자꾸만 생각나는 색다른 매력_오징어튀김김밥 왜 넣는지 먹어보면 알게 됩니다망원시장 안에 맛있는집이라는 분식집이 있어요. 그 분식집의 시그니처 메뉴가 있는데 바로 오튀김밥입니다. 김밥 속으로 오징어튀김을 넣은 거죠. 기름솥에서 금방 튀겨낸 두툼한 오징어튀김을 넣어 김밥을 말아주는 겁니다. 젝스키스 장수원 님이 촬영차 이곳에서 오튀김밥을 먹은 후 더욱 유명해졌다고 해요. 다른 분식집에서도 따라할만한데 딱 이곳에서만 팝니다.망원시장 구경오시는 분들은 재미삼아 사 먹는 모양인데, 저는 한 번도 사먹질 않았어요. 아니 왜 굳이 오징어튀김을 김밥에 넣어먹냐는 생각이 반이고, 그거 넣어서 김밥이 더 비싸잖아 라는 생각이 반이었어요. 그게 과거의 저라면, 지금의 저는 김밥에 못 넣을 게 뭐냐는 마인드이죠. 특히 사옹원 튀김공방 오징어튀김을 만난 뒤로는 오징어튀..
보들보들한 하루가 되게 해주세요 _ 달걀찜 달걀 두 알의 행복마땅히 먹을 게 없고, 대단한 걸 할 기운도 없을 때 쓰기 쉬운 재료가 달걀입니다.저는 달걀을 좋아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는데, 그 간편함과 저렴함 때문에 은근히 자주 쓰고 있네요. 달걀로 하는 음식 중에 그나마 손이 가는 거라면 달걀국과 달걀찜일 텐데요, 저는 달걀찜을 달걀이 들어간 음식 중에 가장 좋아해요. 손 많이 가는 음식을 더 좋아하는 걸까요. 달걀찜은 냄비에 직화로 하기도 하고, 찜기에 찌기도 하고, 전자렌지에 돌리기도 합니다. 일본식으로 곱게 자완무시를 할 땐 표면이 매끈해야 하니까 공들여 찜기에 찌지만, 보통은 냄비 직화 달걀찜을 더 좋아해요.대파, 양파, 당근, 심지어 고춧가루까지 넣어 칼칼하게 찌면 맛이 그만이지요. 오늘 출근 전 먹을 달갈찜은 일본과 한국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