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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말아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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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한 샐러드채소의 변신 _ 촉촉채소오믈렛김밥 달걀에 넣는 채소가 정해진 건 아니잖아 여러 번 다짐해도 잘 안 고쳐지는 게 있습니다. 일단 구입한 재료는 맛있을 때 알뜰살뜰 버리는 거 없이 다 먹고 싶은데 그게 또 잘 안 됩니다. 제일 많이 시기를 놓치는 것이 샐러드용 생채소예요. 파 양파 고추 등은 한 번에 손질해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면 되고, 시기에 따라 꽤 오랜기간 보관도 되지만 생으로 먹는 샐러드용 채소는 아차 정신줄을 놓으면 바로 시들시들해집니다. 오늘도 냉장고 채소 칸에서 샐러드 채소 두 봉지를 발견했습니다. 왜 내가 이것을 놓쳤단 말인가. 소스를 뿌려 샐러드로 먹기엔 상태가 메롱이고, 그렇다고 차마 버릴 순 없어 고육지책을 짜냈습니다. 길거리토스트 만들 때 달걀에 양배추 넣는 것처럼, 샐러드 채소 한 번에 다다다 대..
김밥에 넣는 어묵 맛있는 조리법 특유의 비린맛 빼는 게 핵심 요즘은 고급스러운 어묵도 정말 많이 나오잖아요. 그냥 접시에 담기만 해도 한그릇 음식이 되죠. 그래도 김밥에 넣는 어묵은 납작한 사각어묵이어야 맛이 나는 것같아요. 너무 고급스럽고 비싼 어묵을 넣으면 그맛이 안난달까요. 납작한 사각어묵은 장점이 많습니다. 얇아서 양념이 잘 묻고 겹칠수록 씹는 맛이 좋죠. 다른 재료와도 무리없이 어울리고요. 간혹 김밥에 든 어묵이 거슬리는 건 특유의 비린내와 살짝 기름쩐내가 그 원인이기 쉽습니다. 거꾸로 이런 어묵의 잡맛만 잘 제거하면 맛있는 김밥속재료가 된다는 거죠. 그럼 어묵 조리법 살펴볼까요. 어묵을 김밥에 넣을 크기로 썬 후 펄펄 끓는 물을 부어 3~4분쯤 그대로 두세요.이 과정을 한 번만 해도 되고, 물을 따라내고 다시 끓는 물을 붓는..
김밥속이 부실할 땐 양념밥김밥 이제야 알게 된 엄마의 지혜 엄마는 가끔 밥을 볶아 김밥을 말아주셨어요. 김치를 종종 썬 김치볶음밥, 양파와 당근만 넣고 간간하게 깨끗하게 볶은 채소볶음밥이 제일 많이 등장했지만, 아주 가끔은 고추장과 참기름에 비빈 양념비빔밥으로 김밥을 말기도 하셨죠.이렇게 볶음밥이나 양념밥을 넣은 김밥의 특징은 김밥속이 살짝 부실하다는 거. 어묵과 단무지, 달걀만 있기도 했고, 아주 가끔은 김치와 달걀 뿐이었던 적도 있어요. 하얀 쌀밥에 색색들이 재료가 곱게 들어있는 김밥도 물론 맛있었지만 가끔 이런 변형 김밥도 전 좋았어요. 짭조름하고 기름진 것이 간이 잘 밴 것도 좋고, 어쩐지 별식 먹는 기분도 들었거든요. 엄마는 알고 계셨던 거죠. 김치볶음밥에 달걀 프라이 올려 김이랑 먹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기분이 다르..
살살 눌러서 단단하게 말아요 _양배추만가닥버섯김밥 삐죽삐죽한 마음도 누를 수 있다면 김치찌개를 끓일까 된장찌개를 끓일까 여튼 찌개를 끓이자, 하면서 구입한 만가닥버섯입니다. 그런데 김치찌개도 된장찌개도 심지어 너무 쉬운 어묵국도 안 끓이고 있네요. 냉장고에 오래 두어 물 생기기 전에 먹는 것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볶아서 반찬으로 하긴 적은 양이라 김밥에 넣자 하며 굽습니다. 표고버섯이나 양송이버섯, 팽이버섯은 차라리 김밥에 넣기가 좋은데 만가닥 버섯은 머리(갓)는 동글동글 큰데 비해 몸통이랄까 대는 마르고 길어서 살짝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그래도 구워보아요. 기름 살짝 두르고 구운 후 소금 찹찹. 김밥을 말고 썰어본 경험상 자칫 잘못하면 썰 때마다 만가닥버섯이 삐죽하게 튀어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뭔가 조치가 필요합니다.김에 밥을 깔고 양배추를 넓..
오직 연어에 집중 _연어샐러드김밥 본질에 충실하게 연어를 먹을 때마다 좀 놀라는 건, 어쩜 이렇게나 기름이 많을까 하는 것과 쌀을 주식으로 삼는 나라에서 흔한 생선이 아닌데 어쩜 이렇게 밥과 잘 어울릴까 하는 거예요.연어는 회로 먹어도 맛있고 각종 채소와 함께 샐러드로 먹어도 맛있지만, 연어초밥, 연어회덮밥, 연어롤, 연어김밥 등 쌀밥과 함께 하면 정말 맛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연어만 먹을 때보다 질리지 않고 오래 많이 먹을 수 있고요. 광어나 우럭, 도미 등의 생선은 회덮밥보다는 밥 없이 딱 생선회로만 먹는 걸 선호하지만 연어만큼은 쌀밥과 함께 먹는 메뉴도 고집합니다. 기름기 많기로는 참치도 연어 못지않은데, 참치를 먹을 땐 그런 생각 안 드는 것도 신기해요. (그리고 전 연어는 좋아하지만 참치회는 거의 즐기지 않아요.) 그래서 오늘..
잘 어울릴 줄 알았지_달걀말이올리브김밥 상상한 그맛 그대로음식을 만들 때 레시피를 거의 보지 않습니다. 처음 접하는 것이어도 대충 한 번 아아 저런 식이구나, 훑을 뿐 순서 챙기고 재료 챙기고 무게 챙기고 그러지 않아요. 뭐든 대충 편하게, 적당히 맛을 그리고 상상하는 편인데요, 더군다나 이미 할 수 있는 음식이면 재료 선택과 양의 가감에 더욱 과감한 편이에요. 김밥은 너무나 익숙한 음식이라 이거저것 시도하는 재미도 쏠쏠해요. 김과 밥이라는 게 여러 재료와 두루 잘 섞이는 것 같고요. 오늘 김밥에 넣을 재료는 올리브예요. 씨를 뺀 고야 피티드 그린 만자니아 올리브라는 올리브절임입니다. 피자와 함께, 샐러드 토핑으로, 연어와 함께 먹어도 괜찮은 적절한 짭잘함과 고소함이 있어요. 이 올리브와 잘 어울리는 조합으로 부드러운 달걀말이와 아삭한 무장아..
기분 전환 겸 전복김밥 꼭 김밥에 넣을 필요는 없지만 설과 추석, 명절마다 전복을 보내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친구는 우리 엄마에게 전복을 보내드리고 나는 친구의 어머니에게 이것저것 품목을 바꾸다 최근 2년 정도는 샤인머스캣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서로의 어머니를 챙기는 것이 우리 관계를 풍성하게 하는 반짝이는 이벤트입니다. 친구가 보내는 전복을 엄마가 참 좋아합니다. 엄마 드시라고 보낸 거라고 아무리 말해도 겨우 두세 마리 남겨 죽 한 번 끓여드시곤 나머지는 제삿상에 올렸다가 반찬이 되지요. 친구가 전복을 넉넉하게 보내주는 덕에 이렇게 전복장조림을 만들고, 그렇게 만든 전복장조림은 냉동실에서 꽁꽁 얼어있다가 김치 택배 상자에 실려 나한테까지 옵니다. 추석 지난지가 언제인데! 한 번 놀라고, 그렇게 녹은 전복장조림 맛이 ..
위에 좋은 양배추 듬뿍 _ 양배추볶음김밥 아니 왜 편식하고 그래? 양배추볶음만 소복히 남았을 때그럴 때 있잖아요. 뭔가 맛있는 게 나왔는데 그 중에 맛있는 건 딱 한 가지이고, 나머지는 별로 먹고 싶지 않을 때. 불고기라면 불고기만 먹고 싶지 양파는 굳이 먹고 싶지 않고, 장조림이라면 고기만 먹고 싶지 마늘이나 고추는 건져먹고 싶지 않고 뭐 이런 거.어제 순대볶음을 했는데, 먹는 사람이 순대 중심으로 공략하는 바람에 양배추를 비롯한 채소볶음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이해합니다, 그 마음. 저도 그래요. 골뱅이무침 먹을 때 골뱅이만 먹고 싶거든요. 그렇지만 남은 걸 아 몰라, 하고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반찬으로 밋밋하게 먹기엔 맛이 없을 것 같고. 어쩐다 어쩐다 하다가 잘 모를 땐 무조건 김밥입니다.썩 마땅찮은 재료도 김밥에 넣어 말아먹으면 또 ..